“랭킹 포인트 함정”…알카라스, 윔블던 우승해도→신네르 독주 못 넘는다
죽음의 경쟁 속에서 숨소리까지 예민해진 그라스코트 위, 알카라스의 거침없는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상대전적과 메이저 결승에서 번번이 승자가 되었지만, 신네르의 이름 아래 새겨진 ‘세계 1위’란 무게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 한 해를 관통해온 두 젊은 강자 사이, 랭킹 표에는 누구의 손도 댈 수 없는 간극이 남아 있었다.
2024년 윔블던 테니스가 영국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남자 단식 무대는 얀니크 신네르와 카를로스 알카라스라는 양강 구도에 집중되고 있다. 알카라스는 최근 5경기 연속 신네르를 꺾으며 시즌 기세를 높였다. 실제 두 선수 간 맞대결에서는 알카라스가 8승 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ATP 랭킹은 최근 1년간 누적 포인트로 집계돼, 승부의 날카로움과는 달리 구도 변화 없는 서사가 이어진다.

지난해 윔블던 정상에 섰던 알카라스는 당시 2천점을 쌓았다. 올해 대회에서 다시 정상을 밟더라도, 기존 포인트가 삭제돼 체감상 변화가 없다. 반면 신네르는 작년 8강의 400점만 유지하면 1위 자리에 변동이 없고, 만약 조기 탈락해도 선두를 위협할 만큼의 손실은 아니다. 이로 인해, 메이저 우승을 거듭한 알카라스가 아무리 강한 기세를 자랑해도, 포인트 시스템상 1위 자린 넘볼 수 없는 ‘독주 판도’가 이어지고 있다.
ATP 측은 “최근 성적과 무관하게 포인트 방어제가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팬들은 “알카라스가 승리를 거듭해도 왜 1위가 아니냐”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더욱이, 하반기에 예정된 US오픈과 ATP 파이널스 등 굵직한 대회를 앞두고 신네르는 방어해야 할 포인트가 크게 늘어난 반면, 알카라스는 공격적으로 랭킹 역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남았다.
시즌 절반이 지나는 지금, 두 선수는 메이저 대회 우승을 나란히 3회씩 주고받으며 ATP 투어의 균형을 만들어냈다. 2024년 윔블던에서 이뤄질 또 하나의 맞대결을 전세계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랭킹과 감정의 판도는 여전히 뜨겁게 요동친다.
쉼 없이 치닫는 랠리처럼, 이들의 경쟁은 올 하반기까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의 여름, 푸른 잔디 위에서 순위 너머의 의미와 우위의 자존심이 들썩이는 날들. 2024 윔블던은 6월 30일부터 영국 윔블던에서 전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또 한번의 인간 드라마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