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내 조직적 말맞추기 정황”…민중기 특검, 김선교 의원측 수사 방해 검토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의 조직적 ‘말맞추기’ 정황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측의 수사방해 시도 의혹을 겨냥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둘러싼 특혜 의혹과 ‘집사 게이트’ 등 김건희 여사 일가 관련 복합 수사는 검찰과 정치권을 둘러싼 정국 혼돈을 예고하고 있다. 특검팀은 “특검 직무 방해 시 엄중 조처”를 경고하면서 수사 외풍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18일 오후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토부 직원들의 조직적인 수사 상황 공유∙대처 행위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오 특검보는 이어 “특히 A 과장을 중심으로 실무자들이 서로 말을 맞추는 정황도 포착했다”며, 전날 해당 사무관을 소환해 경위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와 같은 행위가 특검 수사 방해에 해당할 경우 법에 따라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특검팀은 또, 양평 특혜 의혹의 주된 당사자인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 아님에도 보좌관을 통해 특검에 수사 상황을 공유하라며 압박한 사실도 공개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수사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초기인 이달 들어 국토해양부 2차관을 지낸 김희국 전 의원이 국토부 도로정책과 직원을 비공식 호출해 만난 점도 확인됐다. 특검팀은 김 전 의원의 호출 배경을 포함해 유착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집사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서도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 등 투자사 대표 줄소환 등 수사 고삐를 죄고 있다. 오는 21일 오전엔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소환이 진행되며, 23일부터 기타 투자사 책임자 조사는 순차적으로 이어져 내주 1차 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특검팀은 당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소환 계획이 있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류 대표를 먼저 조사하기로 했다.
IMS모빌리티와 김예성 대표, 그리고 윤재현 참손푸드 대표 등 김건희 여사와 친밀한 주변 인사까지 이번 특혜성 투자·차익 구조와의 연결고리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김씨가 윤 대표의 차명회사 이노베스트코리아를 통해 부당이득을 얻었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삼부토건 비리 수사 역시 전방위로 확대된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은 추가 조사 후 재청구 방침이며, 라임 펀드 사건 연루로 복역 중인 아들 조원일 씨도 서울남부구치소 이감 조사를 요청했다. 도주 중인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지명수배를 통해 신병 확보에 나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동시에, 특검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대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관계자 및 시설에 오전 내 다수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가평과 서울 일대 통일교 시설 10여 곳이 포함됐으며,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주요 수사대상으로 지목됐다.
특검팀이 연루자와 기관에 대한 수사 강도를 한층 높이면서, 향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전반이 정국의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 방식을 두고 정면 충돌하며 다음 국회 일정과 추가 조사 결과를 지켜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