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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맺은 인연 되새긴다”…한진, 창립 80주년 맞아 미국 참전용사 후원 확대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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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을 뒷받침해온 군수 물류의 기억이 다시 소환됐다. 한진이 창립 80주년을 계기로 미국 참전용사 지원에 나서며 기업 차원의 외교·안보 차관 외연을 넓히는 모양새다.  

 

한진은 19일 미국의 참전용사 후원 비영리 자선단체인 셈퍼 파이 앤 아메리카스 펀드와 정기 후원을 약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한진의 글로벌 물류사업 출발점이었던 미군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동시에, 고령 참전용사들의 생활 여건 개선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한진의 모태인 한진상사는 1960년대 베트남 퀴논 지역에서 미군 군수물자의 항만 하역과 내륙 수송을 맡으며 성장 기반을 닦았다. 당시 군수 물류를 계기로 해외 사업 역량을 축적했고, 이후 글로벌 종합물류 기업으로 외연을 넓혔다. 회사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상기하며 참전용사 지원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결하고 있다.  

 

한진이 올해 셈퍼 파이 앤 아메리카스 펀드에 전달한 후원금은 미국 현지 고령 참전용사의 이동권과 삶의 질 개선에 쓰인다. 구체적으로 접이식 전동 3륜 자전거를 구매해 거동이 불편한 고령 참전용사들의 외출과 이동을 돕는 데 활용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진 관계자는 “창립 80주년을 맞아 회사의 출발점이 된 인연을 되새기고,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상생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공동체의 발전과 인류 복지에 이바지하는 회사의 설립 이념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물류기업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해 한미 간 우호 협력 기반을 넓히겠다는 뜻도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베트남 현지와의 연계도 계속되고 있다. 한진은 지난 9월 베트남 퀴논 지역 초등학교에 컴퓨터와 도서를 기부하고 장학금을 전달했다. 과거 미군 군수 물류를 수행하던 지역에서 교육·문화 인프라 지원으로 방향을 넓히며, 전쟁의 기억을 미래 세대 지원으로 전환하는 상징적 행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정치권에서는 기업의 이런 대외 사회공헌 활동이 한미 동맹 70여 년의 역사와 맞물려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관계의 기반이 된 군사·안보 협력이 참전용사 지원과 지역 사회 기여라는 형태로 확장되면서, 민간 차원의 외교 저변을 한층 두텁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참전용사 예우와 보훈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민간 기업과의 연계 프로그램이 추가로 모색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향후 국회 예산 심사와 외교·안보 정책 논의 과정에서 참전용사 관련 민관 협력 모델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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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셈퍼파이앤아메리카스펀드#베트남퀴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