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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아이폰에 6000밀리암페어…애플, 대화면 맞춘 배터리 승부수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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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초대형 배터리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 구도를 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이 준비 중인 첫 폴더블 아이폰에 역대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가장 큰 용량의 배터리를 검토하면서, 기존 바형 플래그십을 뛰어넘는 사용 시간을 앞세운 전략을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애플이 배터리 성능을 폴더블 상용화의 핵심 차별화 포인트로 삼으면서, 폴더블폰 대중화 경쟁이 새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일 맥루머스 등 해외 IT 전문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폴더블 아이폰에 5400에서 5800밀리암페어시 구간의 배터리 용량을 집중 테스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유출 계정 란즈크는 이 수치가 현존 아이폰 가운데 가장 큰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17 프로 맥스 e심 전용 모델의 5088밀리암페어시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모델 기준 아이폰17 프로 맥스 배터리 용량 4823밀리암페어시와 비교해도 최소 10퍼센트 이상 증가한 용량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테스트 구간의 상단에 가까운 용량을 최종 채택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란즈크는 초슬림 설계로 출시된 아이폰 에어가 초기 테스트 스펙보다 더 큰 배터리를 탑재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폴더블 아이폰의 최종 배터리 용량이 6000밀리암페어시에 근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실상 애플 스마트폰 라인업 가운데 처음으로 6000밀리암페어시급 배터리 진입을 모색하는 셈이다.

 

이 같은 용량 수준은 경쟁사 폴더블폰과 비교해도 우위를 형성할 수 있는 수치로 평가된다. 현재 시장에 나온 구글 픽셀 10 프로 폴드의 배터리 용량은 5015밀리암페어시,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7은 4400밀리암페어시로 알려져 있다. 폴더블 아이폰이 5800밀리암페어시 이상을 채택할 경우, 픽셀 10 프로 폴드 대비 약 15퍼센트, 갤럭시 Z 폴드 7 대비로는 최대 30퍼센트 가까이 큰 배터리 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애플이 대용량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에는 폴더블 특유의 대화면 구조가 있다. 폴더블 아이폰은 펼쳤을 때 7.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 세대 최대 바형 모델인 아이폰17 프로 맥스의 6.9인치보다 훨씬 큰 크기다. 동일한 휘도와 재생률 조건에서 화면 면적이 커질수록 전력 소모는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체감하는 배터리 지속 시간을 기존 프로 라인 수준으로 맞추려면 물리적인 용량 확충이 사실상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접었을 때 사용하는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는 약 5.5인치로 예상된다. 이는 6.3인치 아이폰17 기본 모델보다 작고, 단종된 아이폰 미니 시리즈에 가까운 크기다. 실제로 아이폰13 미니는 5.4인치 디스플레이에 2406밀리암페어시를 탑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폴더블 아이폰이 외부 화면 위주로 동작할 경우, 전력 소모가 줄어들어 대용량 배터리와의 조합으로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구조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용량 확대 외에 배터리 셀 설계 고도화도 병행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에어 등에서 셀 적층 구조를 최적화하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설계로 기기 두께를 얇게 유지하면서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전략을 취해왔다. 폴더블 아이폰에서도 고밀도 배터리 셀과 메인보드 집적도 향상, 방열 설계 개선을 묶어 전체 두께를 억제하면서 실사용 시간을 끌어올리는 방향을 적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폴더블 기기 특성상 힌지 구조와 접히는 디스플레이 아래 배터리를 어떻게 분할 배치하느냐가 설계 난제로 꼽힌다.

 

폴더블 아이폰에 탑재될 전반적인 하드웨어 구성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주요 사양은 펼쳤을 때 7.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 접었을 때 5.5인치 커버 디스플레이 조합이 유력하다. 보안 기능은 얼굴 인식 기반 페이스 아이디 대신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처럼 측면 전원 버튼에 지문 인식 센서를 내장한 터치 아이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폴더블 구조에서 전면 상단 카메라 홀과 페이스 아이디 모듈을 동시에 배치하기 어렵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구성은 전면 커버 디스플레이용 1개,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용 1개, 후면 듀얼 카메라 2개 등 총 4개 모듈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 모뎀은 애플이 자체 개발 중인 2세대 C2 모뎀 적용이 거론되며, 아이폰17 프로 맥스 e심 전용 모델과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심 카드 슬롯은 제외된 패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심 전용 설계는 내부 공간을 확보해 배터리 용량이나 안테나 배치 최적화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시장 측면에서는 배터리 전략이 폴더블 카테고리 전체의 경쟁 구도를 바꿀 변수로 거론된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4000에서 5000밀리암페어시대 용량에서 화면 주사율 최적화, AP 효율 개선, 소프트웨어 튜닝으로 사용 시간을 늘려온 반면, 애플은 물리적인 배터리 용량 자체를 끌어올리며 폴더블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돼 온 배터리 불안을 선제적으로 줄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아이폰 에어를 두고 제기된 배터리 수명 아쉬움을 해소해, 최상위 가격대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폴더블 아이폰의 출시 시점은 특별한 추가 지연 요인이 없을 경우 2026년 가을로 예상된다.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와 동시에 공개하는 구도를 준비하는 것으로 관측되며, 가격은 2000달러를 넘어서는 초프리미엄급으로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높은 가격대만큼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완성도 면에서 기존 폴더블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동시에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폴더블 아이폰의 배터리 사양이 확정되는 시점이 향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한 스마트폰 부품 업계 관계자는 대용량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탑재한 폴더블이 등장할 경우, 사용자들이 폴더블을 주력 기기로 선택할지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애플의 배터리 승부수가 폴더블폰 시장을 한 단계 키우는 촉매가 될지, 고가 전략의 리스크로 돌아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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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아이폰#애플#아이폰17프로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