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경보에 냉방 리스크까지”…여름철 눈 건강 관리 새 과제
폭염과 장마가 겹친 여름철, 바이러스성 안질환과 안구건조증이 눈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 수는 휴가철인 7~8월 약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눈에 충혈, 이물감, 통증이 동반되는 이 감염병은 전염성이 강력하고 소독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아 수영장,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 뒤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각막과 결막 모두에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열에 강하고 소독약에도 잘 살아남는다. 감염되면 아침에 눈곱이 많아 눈을 뜨기 힘들고, 드물게 각막혼탁, 검구유착(눈꺼풀과 안구가 달라붙음)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점안제, 인공눈물 등 약물 요법이 권장된다.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완치 때까지 중단하고 일반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실내 냉방기기 사용 시간이 늘면서 안구건조증 사례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에어컨을 1시간만 켜도 실내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져 눈 표면의 수분이 금세 증발하며, 바람을 정면으로 받으면 자극과 이물감이 악화된다.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화면 응시 중에는 눈을 덜 깜빡이게 돼 안구건조, 통증, 흐림 등 증상을 부추긴다. 전문가들은 화면 이용 시 의도적으로 눈을 깜박이고, 주기적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을 휴식시키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올해 각결막염 등 바이러스성 안질환 감염 증가에는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카페, 워터파크 등 대면 접촉 환경 확장, 스마트기기 이용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해외에서도 여름철 안질환 감염 예방에 대해 경고를 내린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과 식약처가 수영장·목욕탕 등 위생관리 지침을 안내하고 있으나, 개인 위생 실천 역시 중요하다. 손 씻기, 개인수건 사용, 물안경 착용, 콘택트렌즈 대신 일회용 사용 권장 등 표준 예방 수칙이 강조된다.
윤영채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여름엔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이 늘기 때문에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냉방기기도 올바르게 사용해야 안구건조증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이번 여름철 눈 건강 이슈가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맞춤형 예방 서비스 수요를 자극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위생, 생활 패턴의 균형이 건강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