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19% 하락”…미국 셧다운 우려에 3,420선 유지
코스피가 30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 대한 우려로 3,420선에서 약보합 마감했다. 하반기 들어 이어진 미국 정치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투자 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1포인트(0.19%) 내린 3,424.6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오전 장 초반 미국 인공지능 관련주 강세를 반영해 3,440선을 회복했으나, 오후 들어 셧다운 우려와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며 하락 전환했다. 장중 최고치는 3,443.38, 시초가는 3,436.00이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37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557억 원 순매도)과 개인(157억 원 순매도)의 매물 출회가 지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570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시가총액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36%, 0.43%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1.14%), 삼성바이오로직스(-0.60%), KB금융(-0.17%)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3%)와 HD현대중공업(4.78%)은 강세를 나타냈고, KCC는 교환사채 발행 계획 철회 소식에 7% 가까이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1.01%), 운송장비·부품(2.19%), 건설(0.51%)이 상승한 반면, 제약(-1.16%), 전기·가스(-1.71%), 운송·창고(-1.95%), 증권(-1.60%) 등은 하락했다.
전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5%), S&P500(0.26%), 나스닥종합지수(0.48%)가 소폭 올랐으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장중 급등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0.16%에 그쳤다. 뉴욕 증시는 미국 셧다운 리스크 속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반도체 등 대형 성장주 변동성 확대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치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이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예정 시점(미국 동부시간 다음 달 1일 0시 1분)이 임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회동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2원 오른 1,402.9원에 마감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4.72포인트(0.56%) 내린 841.99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1,893억 원 순매수)과 기관(223억 원 순매수)이 매수 우위였으나, 외국인(1,804억 원 순매도)은 매도세를 보였다. 알테오젠(-1.72%), 에코프로비엠(-2.08%), 에코프로(-1.96%) 등 시총 상위주는 하락했고, 펩트론(3.63%), 파마리서치(3.62%)는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각각 10조7,099억 원, 6조8,61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5조719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시장 경계 심리가 강화됐다고 해석한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셧다운 우려와 장기연휴 전 위험회피 심리로 보합권 내 등락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과거 정부 폐쇄는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공무원 해고 가능성과 고용지표 발표 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경계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과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악재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정치 이벤트와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향후 증시 흐름은 셧다운 향배와 원·달러 환율 등 대외 변수 전개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