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습도 85%, 흐림 속 숨 막히는 하루”…양양의 답답한 여름 일상
라이프

“습도 85%, 흐림 속 숨 막히는 하루”…양양의 답답한 여름 일상

신민재 기자
입력

요즘 양양에서는 흐린 하늘 아래 천천히 숨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맑은 하늘과 바람이 여름의 특권처럼 여겨졌지만, 오늘 같은 습한 하루는 새로운 표정의 일상이 됐다. 양양 곳곳의 카페와 해변에는 답답함을 피해 조용히 앉아 쉬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오늘 오전부터 양양 기온은 28도에 이르러 이미 여름의 더위를 실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진짜 견디기 힘든 건 습도다. 체감온도 역시 28도까지 오르며, 상대습도가 85% 가까이 치솟자 “땀이 식지도 않고, 바람도 숨는 것 같다”는 한 동네 주민의 고백이 이어진다. 동네 슈퍼에서는 차가운 음료나 얼음이 빠르게 동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누구도 깜짝 놀랄 만한 폭염은 아니지만, 습한 더위는 사람 마음까지 무거워지게 한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 제공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실제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오늘(1일) 양양의 낮 기온과 습도는 모두 ‘불쾌지수’ 기준 선에 도달했다. 특히 오후와 밤 사이 습도는 75~85%까지 올랐고, 강수확률도 저녁부터 30%까지 높아 “언제 소나기가 내릴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폭염주의보까진 아니더라도, 주민들 사이에선 수분 섭취와 휴식을 늘리자는 공감대가 생겨난다.

 

기상 전문가는 “습한 날씨의 본질은 온도보다도 몸과 마음의 무기력함에 더 큰 영향을 준다”며 “이럴 땐 실내외를 오가며 자주 쉬고, 물을 마시는 등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친구들과 대화 중에도 “오늘은 아무것도 하기 싫다”며 몸을 늘어뜨리는 사람이 많다. 젊은층은 카페나 피트니스센터, 집 안에서 웅크려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 무더위를 견디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습도가 이렇게 높으니 괜히 짜증이 나더라”, “잔잔한 서풍 아니었으면 더 지쳤을 것 같다”, “여름마다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것 같아 우울해진다” 등, 변화하는 날씨에 일상과 기분이 함께 요동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양양 주민들은 신선한 바람이 잠깐이라도 불면 “오늘은 그나마 버틸 만하다”고 말한다.

 

흐린 날과 답답한 습도, 그리고 잠깐씩 스치는 서풍 속에서 우리는 여름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신민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양양#여름날씨#서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