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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약품 생산 32조 돌파”…셀트리온·바이오의약품 고성장에 무역흑자 전환
IT/바이오

“국내 의약품 생산 32조 돌파”…셀트리온·바이오의약품 고성장에 무역흑자 전환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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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약품 생산 실적이 2023년 32조원을 돌파하며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료·바이오 기술의 진화와 수출 호조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액은 전년 대비 7.3% 증가해 32조8629억원에 달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부문 생산이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가 수치상으로도 입증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을 ‘국산 의약품 패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집계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 실적은 6조3125억원으로, 2022년(4조9936억원) 대비 26.4% 성장했다. 그 중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이 58.1% 비중으로 생산 실적을 주도했으며, 수출도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 32억1659만달러 중 87.1%(28억104만달러)를 차지해 사상 최대 무역흑자(9억1692만달러)를 이끌었다. 북미, 유럽, 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로 수출국 다변화도 크게 진전됐다.

회사별로는 셀트리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셀트리온은 전년 대비 62.5% 성장한 2조5267억원 생산고로, 바이오의약품 강자의 위상을 굳혔다. 국내 1조원 이상 생산을 달성한 기업은 셀트리온, 한미약품, 종근당 등 3곳으로 이들이 전체 생산의 15.3%를 책임졌다. 반면, 수입 분야는 코로나19 백신과 비만 치료제 수요에 힘입어 한국화이자제약이 1위로 올라섰다.

 

시장 구조의 변화도 눈에 띈다. 최근 3년 만에 의약품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며, 국내 생산 및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원료의약품 역시 생산액이 16.8% 증가해 4조4007억원에 달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성장 곡선을 탔다. 수출의 비중은 헝가리, 미국, 튀르키예, 브라질 순으로, 헝가리 지역에서만 전년 대비 436% 급증하는 등 해외 시장 접점이 확대됐다.

 

의약외품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방역용품 수요 감소로 조정을 받았으나, 방역외 분야 품목(치약제, 자양강장변질제 등)의 성장이 이어졌다. 지난해 생산실적 1위를 차지한 품목은 ‘박카스디액’으로, 의약외품 시장 내 변동성 속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제조·품질관리(GMP) 강화를 위해 최근 5년간 기준 적용 기업들의 생산 역시 연 6%대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업체별로는 동아제약, 엘지생활건강, 유한킴벌리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시장 과점 구조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의약품 산업은 바이오 신기술 주도권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에 따라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정부의 품질기준·무역정책이 수출시장 확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생산 실적 호조가 실제 글로벌 시장 안착과 산업구조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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