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운에 기대본다”…띠별 운세, 새로운 일상 리추얼로 자리잡다
요즘 운세를 챙겨보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단순 재미로 치부됐던 띠별 운세가, 이제는 누구나 하루의 시작을 여는 익숙한 의식이 됐다.
출근길마다 휴대폰을 열어 오늘의 띠별 운세를 확인하는 직장인 최정윤 씨(34)는 “종종 운세에 나온 짧은 조언이 위로가 된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SNS나 커뮤니티에는 ‘오늘도 운세 보고 힘내요’라는 인증글이 넘쳐난다. 알뜰살뜰 살림을 다짐하는 72년생, 희망을 꿈꾸는 60년생부터, 첫 사회생활 앞두고 ‘작은 책임’을 받아든 98년생까지. 작은 글귀이지만, 각자의 삶에 꽤 솔직하게 녹아든다.
![[띠별 오늘의 운세] 61년생 학연 지연 여럿의 힘을 빌려보자](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917/1758060300408_38070069.jpg)
이런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 모바일 운세 앱의 올해 이용자 분석에 따르면, 20대부터 50대까지 일 평균 110만 명이 운세를 방문했다. 특히 MZ세대 사이에 ‘오늘의 운세’가 자기 관리 루틴의 일부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그만큼 ‘운세’가 단순 예측 이상, 내 감정과 하루를 정돈하는 일상의 리추얼로 받아들여지는 셈이다.
심리상담가 박선희 씨는 “운세를 본다는 건 ‘누군가 내 하루를 응원해준다’는 작은 확신을 갖는 행위다. 예측이나 점괘보다 소소한 조언이나 긍정 메시지에서 감정의 환기가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운세가 현실의 걱정에 해답을 주진 않지만, ‘모두 이런 고민을 한다’는 동질감이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준다는 것.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운세에 ‘힘내라’ 한마디만 써 있어도 괜히 든든”, “별거 아니지만 오늘 하루 괜찮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가끔 마음 복잡할 땐 운세부터 찾아본다” 등 많은 이들이 공감과 응원을 표현한다. 반복되는 날들 속 작은 설렘이나 위트가 필요할 때, 사람들은 운세라는 오래된 도구에서 희망을 빌린다.
누군가는 아직도 “그게 뭐 대단한가”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운세는 그저 재미를 넘어 삶의 미세한 무게를 덜어내는 ‘마음의 휴식’이자, 나를 돌아보는 자그마한 멈춤이 돼가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