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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중러 맞대면, 북한 불참”…박윤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서 협력 강화 강조
정치

“한미일중러 맞대면, 북한 불참”…박윤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서 협력 강화 강조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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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간 안보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반도 주변 5개국과 아세안 회원국 외교 수장들이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정권 교체 이후 급변하는 국제정세에서 개최된 이번 회의에 한국 정부는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을 수석대표로 파견했다. 북한이 2000년 ARF 가입 후 처음으로 불참 의사를 밝히며,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외교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박윤주 제1차관은 이날부터 이틀간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한-메콩,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잇따라 참석한다. 정부는 "공급망, 인공지능, 문화, 녹색전환 등 미래 전략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 중시 정책의 실천적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CSP) 실행을 위한 2026~2030 행동계획 채택도 예정이다.

특히 한·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과 한국이 모두 참석하는 EAS와, 북한까지 회원인 ARF에서는 한반도 문제와 미얀마·중동·우크라이나 등 세계 주요 현안을 두고 각국의 팽팽한 입장차가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회의 직후 발표되는 ARF 의장성명에 북핵 대응 등 한반도 평화 메시지 반영 여부에 외교 당국의 관심이 쏠린다.

 

다만, 올해 회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규탄보다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촉진 의지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 내 고위 관계자는 "신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책 방향이 국제사회 공감대를 얻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인 조현 내정자의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올해 회의 대표로 박윤주 차관이 파견됐다는 점도 변수다. 이에 따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요국 외교 수장과의 공식 양자 회담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박 차관은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와의 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와의 만남 여부에도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 ARF에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전망이다. 김정남 피살 사건 후 말레이시아-북한 관계 단절, 현지 아세안 의장국의 외교관계 요건 등 복합적 이유가 작용했다는 평가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해온 동북아 다자안보 협의체지만, 2019년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래 북한 측 대표단 급도 하락세를 보여왔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아세안에서 얻을 외교적 실익이 줄었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는 한-아세안 전략동반자 관계(CSP) 이행계획인 '2026~2030 행동계획' 채택이 예정돼 있어, 양측 경제·문화·안보 교류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진전, 그리고 미래산업 공동 대응 등 다자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 결과를 토대로 아세안 및 주변국과의 전략적 협력 심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계획이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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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주#아세안회의#북한불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