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압수수색 앞두고 컴퓨터 포맷”…이배용 전 비서, 특검 조사 장시간 진행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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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을 둘러싸고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비서 출신 박모 씨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인사 청탁 의혹이 거세지는 가운데, 특검팀은 증거인멸 정황에 주목했다.

 

23일 오전 9시 50분 박 씨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밤늦게까지 조사받았다. 특검은 박 씨를 상대로 이배용 전 위원장이 금거북이 등을 김건희 여사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과,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당선 축하 편지 등이 실제 인사 개입으로 이어졌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조사 과정에서는 이배용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된 경위와 김건희 여사의 개입설, 그리고 매관매직의 구체적 정황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특검팀은 증거 확보를 위해 앞서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던 중,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편지 등을 발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은 최근 국가교육위원회를 압수수색하며 이배용 전 위원장이 사용하던 컴퓨터가 하루 전 포맷된 사실을 확인했다. 박 씨의 컴퓨터 역시 포맷됐고, 그는 압수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박 씨가 이 전 위원장의 컴퓨터 포맷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증거인멸 혐의 적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형법상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 사건이나 징계 절차에 필요한 자료를 인위적으로 없앨 때 적용된다. 자기 사건에 해당하는 경우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박 씨의 정황에 따라 특검팀의 수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배용 전 위원장에게도 최근 참고인 출석을 두 차례 통보했으나, 이 전 위원장은 모두 건강상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특검은 추가 소환 일정을 조율하되,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시 체포영장 등의 강제수사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은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과 매관매직 논란이 격화함에 따라 특검 수사의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소환 및 수사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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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민중기특검팀#김건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