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나컨텐츠 협찬 ‘뇌물’ 여부 전방위 수사”…김건희 특검, 대기업 부정거래 의혹 정조준
뇌물 혐의를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사건과 ‘집사 게이트’ 의혹, 그리고 우크라이나 포럼발 주가조작 의혹까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동시다발적으로 파고들며 정치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7월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에 기업들이 뇌물에 해당하는 협찬을 제공했다는 의혹 사건에 대해 준비 기간부터 과거 수사기록을 새로이 재검토했다”며 “더 이상 의문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 밝혔다. 그는 전시회를 둘러싼 대기업 협찬금이 기존 수사 범위를 넘어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한 상황을 언급했다.

코바나컨텐츠는 2015년 ‘마크 로스코전’, 2016년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2019년 ‘야수파 걸작전’ 등 주요 전시회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GS칼텍스 등 대기업들로부터 협찬금을 받았다. 특검은 해당 협찬이 뇌물에 해당하는지, 기업과의 관계에서 특혜나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집사 게이트’로 불리는 부정 투자 의혹도 본격적으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모 씨와 그가 세운 아이엠에스모빌리티가 카카오모빌리티·HS효성그룹 계열사 등에서 180억원대의 투자를 받은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과 특혜 여부가 쟁점이다. 특검팀은 부실기업인 IMS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재청구 여부가 수사에 도움이 되는지, 효율적이고 정확한 방안을 더 고민 중”이라며 압수수색 재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해당 혐의에 대해 아이엠에스모빌리티 측은 “보도된 투자·엑시트 관련 의혹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 근거 없는 의혹만을 부각하는 보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은 우크라이나 재건포럼 연루 의혹으로 웰바이오텍, 삼부토건 경영진도 본격 소환 조사를 예고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13일 오전 10시 삼부토건 부회장이자 웰바이오텍 회장 이모 씨와 전 대표 구모 씨를 각각 소환한다”고 밝혔다. 2023년 삼부토건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수혜티켓을 앞세워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가 폭등한 점, 포럼 개최 10일 전에 웰바이오텍 사내이사 선정 주주총회가 공지됐고, 포럼 주최 측 관계자가 사내이사 후보로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점 등이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돼 있다. 특검팀은 “투자자들을 기망해 자본시장을 교란한 정황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특검팀은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 조성옥 전 회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한편, 오정희 특검보는 순직해병 특검팀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상황에 대해 “필요 시 자료공유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임성근·조병노 구명 사건 등 김건희 특검팀 수사의 핵심 인물로, 복수 사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특검의 진상규명 요구와 기업·당사자 측 강경 반박이 격렬히 맞부딪히는 양상이다. 여야는 수사 확대, 특검법 적용문제를 두고 재차 충돌했다.
특검팀이 대기업 협찬·정·재계 부정 투자를 정밀하게 겨누며, 대선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국의 향배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특검은 향후 수사 과정에서 추가 압수수색과 대기업 소환조사를 병행하며 진상을 규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