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여파에 가입자 이탈 확산”…KT·LGU+, 번호이동 점유율 하락
최근 KT와 LG유플러스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가 이동통신업계의 가입자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 상반기 SK텔레콤의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에서 뒤늦게 해킹 피해 및 신고가 드러나면서 해당 사업자들의 지난 10월 번호이동 가입자는 순감 현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안 경쟁이 이동통신 시장 내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10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의 전체 이동 건수는 60만66건으로 집계돼 전월(64만3875건) 대비 4만여 건 줄었다. 특히 KT는 무단 소액결제 등 해킹 후폭풍이 실적에 반영되며 전월 2992명 순감에 이어 6523명 순감으로 이탈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 역시 해외 보안 전문지와의 논란 이후, 관련 정황을 뒤늦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공식 신고하며 199명 순감 전환됐다. 반면 SK텔레콤은 같은 기간 4389명 순증을 기록했으나, 직전달(1만3224명 순증)과 비교하면 순증 규모가 크게 둔화됐다.

보안 사고에 따른 가입자 이동은 통신사별 전략 변화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의 불안 심리를 틈타, 중저가 단말기 보조금을 기존보다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제한적 마케팅 강화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시장 전체 번호이동 규모는 올해 7월 95만명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 추세다. 이는 가입자 이탈세 진정과 함께, 통신사들이 공격적 마케팅 대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알뜰폰 시장의 경우, 직전달 1만5000여명 순감에서 10월에는 2333명 순증으로 전환했다. 총 번호이동 점유율은 SK텔레콤 18.8%, KT 17.6%, LG유플러스 18.1%, 알뜰폰 45.5%로 비교적 균일하게 나타났으나, 알뜰폰 가입자 유입세가 두드러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요금제 인식 개선 등 가격경쟁력 부각 활동이 주효했다”며 “특별한 정책 변화 없이도 시장 반등 기반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해킹 사고는 이동통신 시장의 보안 수준과 가입자 신뢰가 곧 사업자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현실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업자 간 기술·서비스 품질 경쟁과 함께, 데이터 보호와 정보보안 역량이 가입자 확보의 핵심 변수로 부각됐다”며 “향후 업계 전반의 보안 투자와 인증기준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동통신 시장 내 보안 이슈가 실제 점유율 변화로 얼마나 연결될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