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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이 끝끝내 버텼다”…광주, 제주 꺾고 투혼의 1-0→5경기 만에 부활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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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의 긴장감 아래, 벤치와 팬 모두 숨을 죽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터진 한 방의 골은 벅찬 기다림 속에 팀의 갈증을 풀어냈다. 경기 내내 수적 열세에도 굴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버틴 그 시간은 광주FC의 투혼이 새겨진 밤이었다.

 

광주FC는 18일 저녁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9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길었던 무승의 어둠을 걷었다. 이로써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에서 벗어나 5경기 만에 값진 3점을 챙겼다. 승점은 27점으로 늘어나며 순위도 6위까지 올랐다.

“10명이 싸운 투혼”…광주, 제주전 1-0 승리→5경기 만에 반등
“10명이 싸운 투혼”…광주, 제주전 1-0 승리→5경기 만에 반등

경기는 처음부터 치열했다. 전반 초반 광주 이강현의 득점이 VAR 판독 끝에 취소되는 장면은 승부의 긴장감을 더욱 끌어올렸다. 제주와 광주 양 팀 모두 적극적인 압박과 빠른 역습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골키퍼 김경민과 김동준의 선방쇼 덕분에 두 팀은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침묵을 깬 것은 후반 시작 37초. 광주 골키퍼의 롱패스를 받은 정지훈이 최경록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은 이날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 됐다.

 

반전은 곧바로 찾아왔다. 후반 22분, 이강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광주는 남은 시간을 열 명이서 버텨야 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수적 우세를 내세워 거센 반격을 펼쳤으나, 광주의 수비벽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특히 골대 불운도 제주 편이었다. 이창민의 중거리 슛이 수비에 맞은 뒤 골포스트를 강타했고, 아사니의 추가골마저 오프사이드로 무산됐다.

 

정지훈은 경기 후 “동료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날의 투혼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핸드메이드 응원 피켓을 흔들며 선수들의 투지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편, 같은 날 펼쳐진 대전하나시티즌과 김천 상무의 맞대결에서는 대전의 이순민이 퇴장당했으나 경기는 0-0으로 마무리됐다. 김천은 다득점 우위로 3위에 올랐다.

 

광주는 극적인 승리로 리그 6위에 올라섰고, 다음 라운드에서는 홈팬들 앞에서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한다. 제주유나이티드는 이날 연승이 멈추었지만, 남은 시즌 다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경기장의 마지막 휘슬이 울린 뒤, 투혼과 응원의 여운은 밤바람과 함께 오래도록 머물렀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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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정지훈#제주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