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에 기대감”…미국·러시아 회동 앞두고 국제유가 상승세 전환
현지시각 11일, 미국(USA) 뉴욕 원유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8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 마감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제한적 범위 내에서 등락을 보였다. 이번 흐름은 미·러 간 외교적 탐색이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신호로 해석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일 대비 0.13% 상승한 배럴당 63.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된 것이다. 장중 WTI 가격은 63달러 초반까지 밀렸다가, 마감 직전 64달러 부근을 오르내리며 결국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은 탐색전 성격”이라면서도,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직접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영토 양보 거부에 불만을 표하며, 빠른 협상과 전쟁 종식을 주문할 뜻을 시사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여왔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전쟁으로 인한 생산 차질, 일부 국가의 수입 제한 등 복합 요인으로 유가는 지난해부터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미국 역시 최근 원유 비축분 방출, 에너지 동맹 강화를 통해 국제유가 안정에 힘써왔지만,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시장 심리가 요동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톤엑스의 알렉스 호데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어졌던 매도세가 중요 회의를 앞두고 일단 멈춘 상태”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미·러 회담에서 뚜렷한 돌파구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외교적 소통 재개 자체가 유가 흐름에 심리적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러 정상회담 결과, 더 나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의 진척 여부가 국제유가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유가의 하락세가 제동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정상회담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에 실질적 변곡점을 만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