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언더파 69타의 진한 여운”…김시우, 막판 실수→PGA 플레이오프 2차전 간다
막바지까지 놓을 수 없던 손끝의 긴장, 마지막 18번 홀 벙커샷에 김시우의 표정에도 깊은 아쉬움이 묻어났다. 팬들의 고요한 숨마저 느껴지는 그 순간, 약 2.5m 파 퍼트가 홀을 비켜나며 김시우는 공동 14위로 첫 플레이오프 무대를 마쳤다. 아득했던 ‘톱10’ 진입의 문턱을 또 한차례 두드려본 한 주였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TPC 사우스윈드에서 치른 미국프로골프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은 상위 70명의 성적 경쟁과 명예, 그리고 상위 50명만 주어지는 다음 라운드 진출권까지 걸린 승부였다. 김시우는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더해 1언더파 69타,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를 적었다. 전날까지 공동 10위에 올라 있었지만, 18번 홀 벙커샷 미스와 마지막 파 퍼트 실패가 뼈아픈 결과로 남았다.

임성재도 투지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버디 6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7타를 적었고,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공동 17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특히 4번 홀과 11번 홀에서는 각각 6m,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전날 26위에서 9계단이나 사례상승해 시즌 막바지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시우는 이번 대회 결과로 페덱스컵 순위를 기존 46위에서 41위로 끌어올렸다. 상위 50명만이 누릴 수 있는 플레이오프 2차전 진출권을 확보하게 됐다. 임성재 역시 페덱스컵 25위로 안정적으로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챔피언십의 주인공은 45세의 노장 저스틴 로즈였다. J.J. 스펀과 16언더파 264타 동률로 3차 연장 승부 끝 18번 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PGA 투어 12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로즈는 2년 6개월 만의 우승이자 연장전에서는 무려 11년 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우승 상금은 360만달러, 이는 PGA 플레이오프 대회 역대 두 번째 최고령 기록으로 남게 됐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토미 플리트우드도 마지막까지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두 선수 모두 15언더파 265타, 공동 3위에 만족했고, 플리트우드는 16번 홀까지 단독 선두였지만 17번 홀 보기로 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장을 찾은 갤러리들은 아슬아슬한 승부와 선수들의 집념에 박수를 보냈다. 이제 상위 50명에게만 허락된 순도 높은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PGA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은 8월 14일 개막한다. 이어 펼쳐질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진출권은 상위 30명에게만 주어진다. 김시우와 임성재가 다시 한 번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골프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