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보워, 116조 방조제 선언”…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침수 운명 건 외자 경쟁→재정 부담 속 국제 협력 주목
자카르타 만과 자바섬 북부의 바닷바람이 한여름 햇살에 흔들리는 6월,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뒤흔들 거대한 소식이 바다를 따라 전해졌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카르타 한복판에서 116조 원, 미화 85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방조제 프로젝트를 공식화하며 국가의 진로에 또 하나의 빛나는 획을 그었다. 자카르타 도심을 비롯해 자바섬 북부 해안, 해마다 밀려드는 바닷물과 가라앉는 대지에 시달리는 이 토지는, 이제 미래와 운명을 거는 방조제의 품에 안길 가능성을 얻었다.
프로젝트의 구상은 단순히 현대적인 해안 보호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바 북부 해안선을 따라 700킬로미터를 이으며, 8년에 걸친 자카르타 구간과 20년 장기 로드맵 속에서 중앙과 지방정부의 손길, 그리고 국제사회의 투자가 어우러지는 대역사로 그려진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시급한 인프라 사업”임을 강조하며,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위협받는 국민의 삶을 지키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거대한 포부만큼 자금 조달의 파도도 만만치 않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국, 일본, 한국 그리고 중동권에까지 투자 요청의 문을 열며, "국제 파트너십의 장을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직접 추진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도 선명히 했다.
이 방조제의 꿈은 1995년부터 조용히 잉태되었으나, 오랜 세월 자금난과 투자 유치 어려움에 좌초되기 일쑤였다. 직전 조코 위도도 대통령 시절엔 신수도 이전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부상했으나, 누산타라 신수도 이전의 속도가 감퇴하며 자카르타와 해안지역의 진정한 안전망 창출이 다시 환기됐다.
최근 프라보워 정부가 무상급식, 연간 300만 채 주택 공급 등 대규모 복지도 병행 추진하면서, 국가 재정에 대한 무거운 질문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로이터 통신은 "예산 부담 속에 방조제 사업의 현실성이 도마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 건설기업과 인프라 투자자들이 이 역사적 해안 프로젝트를 주시하고 있어, 도시와 땅, 바다의 경계에서 일어날 거대한 변동성은 여전히 불타오른다.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에 시달리는 대도시, 늘 물에 잠기던 자카르타가 ‘방조제’라는 새로운 운명을 움켜쥘 수 있을지. 동남아시아의 이 개발도상국이 이제 세계 자본과 협력의 물결을 타고, 다시 한번 국가 미래의 방향타를 손에 쥐려는 순간이다. 투자 결실과 실행의 길목에 선 인도네시아의 행보를, 국제사회는 서정과 긴장, 엇갈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