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와 함께할 것”…이재정 등 여야 의원단, 케냐서 포럼 참석하며 글로벌 리더십 강조
여야 정치권이 아프리카 협력 필요성을 놓고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케냐에서 열린 세계코리아포럼2025에 참석한 이재정 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야 의원 4명은 “세계 안보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이 아프리카와 함께 새로운 국제 협력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사우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놓고, 여야가 국가적 리더십 확장을 본격 선언하는 셈이다.
포럼은 7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국립대학교에서 개최됐다. 참석 의원단은 이재정 단장(더불어민주당)과 이용우·부승찬(이상 더불어민주당), 김형동(국민의힘)으로 구성됐다. 이재정 의원은 “트럼프 2.0 시대, 다자체제가 붕괴되고 미국의 대외원조도 축소되는 이때, 그 공백을 채울 중추국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 글로벌 노스와 사우스의 ‘글로벌 커넥터’로서 책임감을 갖고,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의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는 원조, 기후위기, 국방협력까지 다양한 주제로 확장됐다. 이재정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총소득(GNI) 기준 대외원조 비중이 0.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장기 목표치(0.7%)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대)에도 못 미친 수준이다. 국민 설득과 소통, 정책 연속성을 강조하며 “해외 ODA(공적개발원조) 확충에 실질적 실행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과 민주당 이용우 의원 역시 새로운 인식과 협력을 촉구했다. 김형동 의원은 “아프리카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라며,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글로벌 사우스 정책에 일관성이 부족했던 점을 비판했다. 이용우 의원도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승찬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은 “케냐 국방장관이 한국의 전쟁기념관을 롤모델로 삼으려 했다”며, 방산·군수 분야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포럼 현장에서는 아프리카의 경제·외교적 위상 강화와 국제사회 내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흥종 고려대 특임교수는 “아프리카는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 기둥”이라며 성장전략과 제조업 경쟁력 확보 필요성을 언급했다. 존슨 웨루 케냐 동아프리카공동체부 대사는 “한국 경제 규모가 아프리카 상위 5개국을 합쳐도 뒤지지 않을 정도”라며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외원조 확대 정책의 연속성과 실효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포럼 참석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내 중소기업이 어려운 현실” 언급 등 현 정부의 조심스러운 접근을 언급하며, 최적의 지원 전략과 국민 설득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편, 사단법인 국제코리아재단이 주최한 이번 세계코리아포럼은 26년 만에 처음 아프리카에서 열렸다. 포럼은 글로벌 시대 디아스포라와 한인·아프리칸 디아스포라의 정치경제적 시사점을 심층 탐구하며 이틀간 일정을 마쳤다.
정치권은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아프리카 중심성 강화, 개발원조 확대, 국방·기후 협력 확대 구상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하반기 외교·개발 관련 법안과 예산 심사 과정에서 아프리카 및 글로벌 사우스 협력 방안을 본격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