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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4조 원 급증”…이창용 총재, 은행권 경계령→금융시장 신호등 점등
경제

“가계대출 4조 원 급증”…이창용 총재, 은행권 경계령→금융시장 신호등 점등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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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무게감이 짙어가는 6월, 금융시장에서는 가계부채라는 오래된 숙제가 짙은 안개처럼 번지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국내 주요 은행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가계대출, 가상자산, 배드뱅크 등 굵직한 금융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은행연합회 정례이사회 이후 마련된 만찬에서 이뤄질 계획이다.

 

시장의 시선은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대출 추이에 집중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5월 한 달 동안만 가계대출 잔액이 약 4조 원 급증해 일평균 증가액이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위에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다가오는 스트레스 DSR 규제 변경 소식이 맞물리면서 대출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7월 10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도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의 깊게 다룰 것으로 예고됐다. 앞선 금통위에서는 전원위원이 통화 완화가 주택가격과 대출 급증으로 이어질 위험을 우려했다고 전해진다. 금융시장 안정성과 가계 건전성의 균형을 찾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시점이다.

 

이창용 총재의 시선은 한걸음 더 나아가 가상자산 실험과 금융 취약계층 지원 문제에도 닿아 있다. 그는 주요 은행장들에게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험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6개 은행이 참여 중인 프로젝트 한강은 가상자산 실거래 기반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송금 기능과 바우처 프로그램 지원을 목표로 한다. 더불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관련 논의도 심화될 전망이다. 은행권 선제 적용이 바람직하다는 이창용 총재의 원칙과 비은행권 허용 입장을 고수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시각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배드뱅크 설립 역시 이번 이사회의 중요한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소상공인과 금융 취약계층의 장기·악성 채무 문제 해소를 겨냥한 정책이 실무적으로 어떤 틀을 갖출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여름의 금융 현안들은 현재진행형 과제들이다. 가계대출 관리, 새로운 가상자산 실험, 부실채권 청산을 위한 정책들이 교차하는 이 순간, 소비자와 금융권 모두에는 더욱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 독자들은 이창용 총재의 경고를 신호로 삼아, 일상 속 신중한 금융 의사결정과 더불어 다음 달 통화정책방향회의, 정책 당국의 추가 대응에 주목할 필요가 크다. 변화의 흐름과 함께, 각자의 자산건전성을 점검하는 작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한 한 때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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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한국은행#가계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