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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등산철 무릎관절증 비상”…관절질환 환자 급증 주의보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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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등산철을 맞아 등산객이 늘면서 무릎과 허리 등 주요 관절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퇴행성 무릎관절증과 척추후관절증후군 등은 중장년층과 고령 인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병원 내원 환자가 꾸준히 증가 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무릎관절증 환자는 2021년 399만여 명에서 2023년 432만여 명으로 3년 간 8% 가까이 늘었고 전체 환자의 84%가 60대 이상이다. 업계는 가을철 관절질환이 등산 인구 증가와 맞물려 만성관절관리 시장에 새로운 경각심을 주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 단풍 명소와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무리한 산행 후 관절, 척추, 어깨 등 부위에 부담이 집중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대표적으로 무릎관절증은 무릎 연골이 닳아 통증과 운동 제한을 유발하는 만성 퇴행성 질환이다. 또 척추후관절증후군은 척추 뼈를 지지하는 뒤쪽 관절에 변형이나 염증이 생겨 등, 골반, 허리에 만성적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형석 미래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허리디스크와 발병 원리가 달라 허리통증이 지속된다면 허리디스크만이 아니라 척추후관절증후군도 의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들 질환의 발병 원인은 반복적 외상, 노화, 잘못된 자세와 같이 척추·관절 부담이 반복적으로 축적될 때 가속화된다. 특히 등산 시 내리막길 등 부적절한 하산 동작에서 체중의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과 허리에 실리는 만큼, 과부하에 취약한 40~50대 이상이나 저체중 고령 여성층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운동 전후 스트레칭, 신체 조건에 맞는 장비 선택, 천천히 걷기 등 기초적 예방 수칙 실천을 강조한다.

 

무릎관절증 환자의 경우 하산 시 무릎 굴곡 각도를 충분히 조절하고, 허리를 세워 충격을 분산하는 것이 통상적 부담 저감 요령으로 꼽힌다. 입산 전 배낭 무게는 체중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권고된다. 실제 무릎·척추 질환의 장기 관리는 치료와 더불어 가벼운 유산소 운동, 체중 관리, 인대·주변근육 강화 등 생활습관 개선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박동우 미래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비만은 하중을 증가시켜 퇴행을 촉진하므로 정상 체중 유지와 자전거, 수영 등 비부하성 운동의 활용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관절질환 예방과 재활을 지원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원격 모니터링 장비 등 IT활용 사례도 느리지만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고령 환자의 접근성·이용률 개선, 맞춤형 운동처방 데이터 확보 등 과제가 남아 있다. 한편, 미국·유럽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웨어러블 장비를 통한 실시간 관절 움직임 분석, AI 기반 재활 프로그램 등 정밀의료 적용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질환별 증상 차이와 적합한 치료법에 대한 오인도 잦은 만큼, 통증 지속 시 병원을 찾아 영상검사와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퇴행성 관절질환의 시장 규모가 지속 증대하고 있어 예방 및 관리 산업이 미래 의료서비스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가을 산행 시즌 본격화에 맞춰 관절건강 인식 개선과 예방 프로그램 확산이 실제 생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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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관절증#척추후관절증후군#미래본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