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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약성 진통제 고농도 주사 상륙”…비보존, 미국 임상용 생산 개시로 신약 경쟁 본격화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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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약성 진통제 개발기업 비보존이 고농도 주사제 ‘어나프라’로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이번 고농도 제형 개발과 임상 3상 진입을 ‘비마약성 신약 영역에서의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비보존은 미국 현지 임상 3상을 위한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공식 개시한 가운데, 2043년까지의 시장 독점이 가능한 고농도 포뮬레이션으로 차세대 진통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비보존은 15일 미국 임상 3상용 ‘어나프라’ 고농도 주사제 생산 시작을 밝혔다. 어나프라는 중추성 비마약성 진통제 계열로, 지난 2019년 미국 임상 2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3상 진입을 위해 고농도 병용 투여 제형이 채택된 점이 주목된다. 기존 대비 주사 용기 크기를 10분의 1 이하로 줄임으로써 생산, 운송, 유통 과정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으로 어나프라 고농도 주사제는 동일 용량에서도 물리적 분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뮬레이션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임상 및 상업 생산 과정에서 보관·물류 비용을 대폭 절감, 기존 저농도 주사제의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위탁생산(CMO)을 담당하는 중국 업체와의 계약 체결을 완료, 내년 2분기 생물학적동등성(BE) 시험을 거쳐 3분기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한다는 구체적 일정표도 제시됐다.

 

현재 병원 수술 후 환자 관리 분야에서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어나프라 고농도 제형은 엄지건막류 수술 환자를 타깃으로 임상을 설계, 기존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문제와 부작용을 피하려는 실효적 대안이 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두현 회장은 “임상 2상 결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만큼, 임상 3상에서 1년 내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신약 경쟁에서는 이미 미국과 유럽계 제약사들이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나, 고농도 주사제 등 독자적 포뮬레이션으로 2043년까지 장기 시장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은 차별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3상 허가 및 약물 안전성 평가를 거칠 예정인 만큼, 규제·인증 관문 통과가 사업화의 핵심 분수령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비보존의 이번 임상 3상 진입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의 추이를 좌우할 수 있다”며 “특허, 생산 체인, 미국 FDA 통과 등 다단계 허들을 모두 완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고농도 주사제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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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어나프라#임상3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