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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킬즈 피플 두 번의 마주침”…이보영·이민기 충돌→끝내 허무와 진실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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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킬즈 피플 두 번의 마주침”…이보영·이민기 충돌→끝내 허무와 진실 가른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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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복도의 공기가 매서움으로 바뀐 순간, ‘메리 킬즈 피플’의 이보영과 이민기, 강기영이 마주 선 장면은 묵직한 침묵 속에 억눌린 감정을 일으켰다. 익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시선 끝엔 3년 전 벤포나비탈 사태의 기억이 짙게 드리워져, 인물들을 숨조차 쉴 수 없게 묶어버렸다. 애틋함과 의혹,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뒤섞인 시공간 위에서 세 사람의 흔들리는 감정이 살아 움직였다.

 

‘메리 킬즈 피플’은 조력 사망이라는 날 선 화두를 그려낸다. 치료 불가능한 환자 곁에서 죽음을 돕는 의사, 그리고 진실을 쫓는 형사의 팽팽한 대립이 끝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선택을 남길지 날카로운 물음을 던진다. 최종회를 앞두고 우소정(이보영 분)이 마리아복지병원에서 출소한 최대현(강기영 분)과 조심스러운 대화를 이어가는 가운데, 반지훈(이민기 분)이 예고 없이 나타난다. 눈빛이 교차하는 그 한순간, 서로를 겨누는 팽팽한 기류가 극의 중심을 관통한다.

MBC ‘메리 킬즈 피플’
MBC ‘메리 킬즈 피플’

무엇보다 곽선영이 연기하는 구혜림의 광기 어린 복귀가 긴장감에 불을 붙였다. 오빠의 죽음을 마주한 뒤 우소정을 자극하던 구혜림은 “앞으로 내가 무슨 일을 할지 기대해요”라고 속삭이며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그녀의 자리 없는 분노와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은 우소정의 앞날에 거센 변수가 된다.

 

세 배우의 연기 시너지는 마지막 밤까지 극을 짓누른다. 이보영은 흔들리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믿음을, 이민기는 침착한 표정 속에 숨은 긴장을, 강기영은 복잡한 내면을 세밀하게 실어냈다. 순간마다 쌓이는 감정들이 결말을 향해 점점 달아오르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끝내 밝혀질 진실과 남겨질 이별 앞에서 무거운 여운을 받게 됐다.

 

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의 12회 최종회는 12일 밤 10시에 안방을 찾으며, 3년 전 악몽이 반복될지 또는 새로운 희망이 움트게 될지 진한 서사 속에 답을 남긴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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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킬즈피플#이보영#이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