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버크셔, 역대 최대 3,817억달러 현금에도 자사주 미매입”…美 증시 고평가 신호 해석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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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가 2023년 9월까지 자사주를 한 주도 매입하지 않으면서, 미국 증시 고평가 신호라는 해석이 확산하고 있다. 주주이익 환원 차원의 자사주 매입이 사라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버크셔의 최종 판단이 증시의 내재가치를 의식한 결과라고 분석 중이다.  

 

2일(현지 시각) CNBC와 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의 3분기 말 현재 현금 보유액은 3,817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자사주 매입은 일어나지 않았다. 버크셔는 그간 자사주를 시장에서 사들이고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이익을 환원해왔으나, 올해는 이마저 멈췄다.  

출처=AP연합뉴스
출처=AP연합뉴스

버크셔 주가는 워런 버핏 회장의 은퇴 계획 발표 이후 부진한 흐름이다. 지난 5월 은퇴 계획 공식화 후 6개월간 12%가량 하락해 같은 기간 S&P500 지수(20% 가까운 상승)와 대비된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역대급 현금 보유에도 매입을 망설이는 결정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현 주가 수준이 버크셔 경영진이 바라보는 내재가치에 이미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UBS는 "버크셔는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15% 이상 저평가될 때만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린다"며 "최근 주가 하락에도 여전히 내재가치 수준에 근접해 있어 유인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버핏 회장은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고, 이후에도 충분한 현금이 남을 때만 집행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한편에선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고평가 국면에 접어든 신호로 버크셔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버크셔 자사주 매입 재개 시점과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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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해서웨이#워런버핏#미국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