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AI 개발자, 마지막에도 생명 나눔”…김문수씨 장기기증이 남긴 울림

박다해 기자
입력

AI 개발자 김문수(34)씨가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가족의 결정으로 장기기증을 통해 세 명의 생명을 살린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반향을 낳고 있다.

 

김씨는 지난 8월 길을 걷던 중 갑작스레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에 빠졌다. 이후 가족들은 “평소 장기기증에 긍정적이었던 아들의 뜻을 존중했다”며 심장과 양쪽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달 5일 아주대병원에서 기증 절차를 마치고 세상을 떠났다.

출처=한국장기조직기증원
출처=한국장기조직기증원

어머니 이영화 씨는 “기증은 문수의 마지막 소원이었던 것 같다”며 “하늘나라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잘 지내길 바란다”고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김씨는 부산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차량용 음성 AI 개발 회사에서 일하며, 성실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이웃과 동료들 사이에 신망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기증은 국내에서 해마다 천 여 명 안팎의 뇌사자가 발생함에도 기증 의향과 실제 실행률 간의 격차가 큰 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통해 ‘기증이 곧 다른 이에게 생명과 희망을 주는 일’이라는 긍정적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관계자는 “고인의 뜻과 가족의 결단이 세 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했다”며 “기증 문화가 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족들의 용기 있는 선택을 알게 된 시민사회와 온라인상에서는 “생명 나눔의 실천”, “진정한 이타심”이라며 고인과 가족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적 지지 확산이 과제로 남겨진 상황이다.

 

김씨의 빈자리를 남긴 채, 가족과 사회는 그가 남긴 생명 나눔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있다.

박다해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문수#장기기증#한국장기조직기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