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의 시기, 제갈량을 겨눈 칼끝”…신삼국지, 두 천재의 자존심→예측할 수 없는 승부
화면을 가득 채운 치열한 두뇌 싸움, ‘신삼국지’는 매순간이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뒤덮였다. 주유와 제갈량, 나란히 서 있는 두 천재의 자존심은 푸른 하늘 아래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운명을 예감케 했다. 뜻밖의 요청과 날카로운 추궁이 오갈 때마다, 시청자는 두 인물이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자신만의 도를 굽히지 않는 굳은 의지에 손에 땀을 쥐게 됐다.
‘적벽대전’의 전야, 주유는 조조와의 결전보다 먼저 제갈량을 막사로 불러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내렸다. 권력을 쥔 자답게, 자신에 대한 위협을 미리 제거하려는 본능이 번뜩였고, 주유가 “공명을 이대로 살려두었다가는 강동의 근심거리가 될 게 분명하니 늦기 전에 그를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는 해설이 더해질 때, 이 싸움이 단순한 전략의 대결이 아님을 다시금 실감하게 만들었다.

여진구는 “큰 적을 앞두고, 자기 편까지 없애려 하는 거 아니냐”며 주유의 내면을 파헤쳤다. 이에 침착맨은 “주유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전쟁이라는 커다란 위기 속에서도 자존심과 시기의 불길이 멈추지 않은 것”이라며 소란의 본질을 짚었다. 방송은 두 주역의 관계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라는 상징적인 구도로 비유했다. 이재병 전문의 역시 “제갈량을 향한 부러움과 시기, 그리고 질투가 주유의 판단을 좌지우지했다”고 덧붙였다. 김진곤 교수는 “주유는 야비함까지 겸비했다”고 냉정하게 평하며,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과 얽힌 감정의 실타래를 한층 실감나게 전달했다.
서로에 대한 부러움과 불안을 감춘 채, 연합군의 막사에는 어느새 결코 좁힐 수 없는 간극이 흐르기 시작했다.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뭉쳤지만, 속내는 결코 하나가 되지 못한 두 인물의 관계는 깊은 여운과 울림을 남겼다.
치밀한 심리전과 인간의 본질을 건드린 ‘신삼국지’는 매주 화요일 밤 8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