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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최대 방산 시장은 중동”…한국, 드론·AI 무기체계로 실전 경쟁력 부각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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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무기 시장을 둘러싼 방위산업 패권 경쟁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7일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화자산운용 주최 '2026 K방산 전망' 세미나에서, 주요 연구기관 및 업계가 중동의 무기 교체 수요와 드론·AI 중심 현대전 흐름에 주목하는 분석을 내놨다. 방산 업계와 금융계가 맞물려 움직이는 구조에 향후 수익성 논란과 실전 경쟁력을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됐다. 

 

한화자산운용은 국내에서 방산 ETF 시장을 주도하며, 'PLUS K방산' 펀드를 통해 1조3천76억원의 순자산을 기록 중이다. 이 자리에서 한국투자증권 정남현 연구위원은 "중동은 발사대와 레이더 등 방공망 수출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전차와 장갑차 등 지상 무기 체계도 교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중동 현지에서 마케팅 활동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정남현 연구위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통로를 개척 중이고, 현지 생산 거점도 확보할 계획"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한국 무기체계 도입 규모는 3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 시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다수 유럽 국가가 탄약 부족에 직면해 생산 역량 증설을 준비 중이고, 여기에 한국 업체들이 화약 등 장약을 공급하며 경쟁이 아닌 협업 구도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방산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마진 피크' 우려에 대해서는 "초과 수요 환경이 지속되고 있고, 한국 기업들이 2022년 대비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며 "중동 국가들은 유럽 폴란드 등과 비교해 국방비 지출 여력이 크기 때문에 고마진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AFW파트너스 이선엽 대표는 드론과 인공지능(AI) 기술이 현대전의 중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탱크는 정지 시 드론의 표적이 되기 쉬운데, 독일 등 유럽산 주력 전차는 무거워 진흙탕 지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산 전차는 비교적 장갑이 얇고 가벼워, 진흙탕에서도 빠르게 기동해 전장에서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AI 기술로 드론의 전파 방해(재밍) 제어가 어려워져 직접 파괴해야 하는 시대"라며 "한국의 드론 자체 개발은 다소 뒤처졌지만, 드론 격추 등 대응 무기체계 분야에서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는 중동과 유럽에서 동시에 수출·협업 기회를 확대하며, 국내 방산 산업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군사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정부와 방산 기업은 중동 수출 본격화 및 첨단 무기 개발에 한층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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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사우디아라비아#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