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원, 실향민의 고단한 마음 품었다”…잔디광장 무대 울림→관객 심장에 스며든 위로
잔디가 부드럽게 출렁이는 저녁, 이찬원의 목소리가 조양동 엑스포 광장에 잔잔하게 스며든다. 트롯거성으로 불리는 이찬원이 ‘제10회 실향민 문화축제’ 폐막 무대를 맡으며, 관객들 앞에서 실향민의 아픔과 세월의 그리움을 노래로 담아냈다. 특유의 따뜻한 음색과 깊은 감성, 그리고 힘 있게 뻗어가는 고음은 실향의 상처를 안고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작지만 진한 위로가 돼왔다.
‘향수,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올해 축제의 주제처럼, 이찬원의 무대에서는 기억을 품은 노래들이 하나둘씩 피어났다. 흩어진 가족, 떠나온 고향에 대한 아련함과 이를 이겨내려는 희망의 메시지가 관객들의 눈빛과 호흡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찬원만의 독보적인 무대 매너, 명확한 발성과 딥하게 울리는 감성이 서로를 안아주는 듯했다. 그의 무대 아래에 모인 실향민과 시민들, 그리고 여러 세대 관객들은 마치 세월의 스산한 강을 노래 한 구절로 건너는 듯 깊은 울림에 빠졌다.

이번 실향민 문화축제는 이찬원의 폐막 무대뿐 아니라 전국 실향민 노래자랑, 사투리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특별하게 준비된 합동 망향제와 위령제, 그리고 이북 전통음식 체험은 실향의 이야기를 다정하게 품으며 현장에 온 이들의 오감을 채웠다. 축제 기간에는 ‘강원의 역사전, 속초의 어제와 오늘’ 특별 전시회도 준비돼, 속초와 강원의 변천사를 돌아보는 시간도 더해졌다.
실향의 상처를 새로운 희망과 평화의 노래로 승화한 이찬원의 무대는 폐막식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의 목소리에 깃든 진심이 관객의 마음 한 편에 온기를 남겼다는 평이 이어졌다. 한편, ‘제10회 실향민 문화축제’는 15일 오후 7시 조양동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폐막 공연과 함께 마침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