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상이 소파냐”…더불어민주당, 김건희 여사 경복궁 용상 착석 질타
‘왕의 의자’로 불리는 경복궁 근정전 용상에 김건희 여사가 앉았다는 사실이 국회에서 드러나면서 정치권이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유산의 ‘사적 유용’ 논란을 집중 제기하며 대통령실과 문화재 관리 책임자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근정전 용상에 앉는 것은 과거 멸문 대역죄로 취급됐고, 현대 기준에서도 문화재 훼손에 고의성이 인정되면 징역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23년 9월 휴궁일에 경복궁을 방문, 출입이 제한되는 근정전 내부로 들어가 용상에 착석했다. 이날 방문에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과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 관계자 등이 동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질의는 이어졌다. 양문석 의원은 “일반 민간인이 근정전 용상에는 왜 앉았냐. 누가 앉으라고 했느냐”고 따졌고, 조계원 의원은 “용상이 개인 소파인가. 그 자리에서 왕을 꿈꿨나 보다”고 비판했다. 이기헌 의원 역시 “유산청장, 선임행정관, 왜 아무도 김건희를 막지 않았냐”며 관리 소홀을 질책했다.
해명을 요구받은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기획은 국가유산청에서 진행했고, 이배용 전 위원장 참석은 부속실 요청으로 기억한다. 계속 이동 중이었기에 오래 머물지 않았고 1~2분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어 “근정전 내부 관람은 원래 계획에 없었고, 이배용 전 위원장의 제안으로 추가됐다. 김 여사가 용상에 앉은 것은 이 전 위원장의 권유로 기억한다”고 답변서를 통해 밝혔다. 정 사장은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상황을 막지 못해 담당 비서관으로서 미숙함을 인정하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갑작스러운 궁궐 유산 방문도 쟁점이 됐다. 국가유산청이 김교흥 문체위원장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23년 2월 창덕궁을 방문했고, 3월 5일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별도 사전 연락 없이 경복궁을 찾았다. 같은 해 10월 4일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이배용 전 위원장, 최응천 전 청장이 함께 종묘 정전 공사 설명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종묘 차담회’에 이어 ‘용상 착석’ 논란까지 더해지자, 김건희 여사의 국가유산 사적 이용 의혹을 재차 부각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교흥 문체위원장은 “국감장이 우습게 보이느냐”며 답변이 불명확할 경우 위증죄 고발도 경고했다. 한편, 양문석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일개 아녀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불편 드렸다”며 사과 뜻을 밝혔다.
정치권은 김 여사의 경복궁 용상 착석 논란을 둘러싸고 문화재 관리 책임과 대통령실 공직윤리, 국가유산 사적 이용 문제까지 맞물려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국회는 향후 관련 수사 및 내년도 감사에서 이번 논란을 본격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