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13개월 인내 끝 감격 복귀”…이의리, 퓨처스리그 역투→2이닝 무실점 존재감
스포츠

“13개월 인내 끝 감격 복귀”…이의리, 퓨처스리그 역투→2이닝 무실점 존재감

허준호 기자
입력

13개월이라는 긴 재활의 시간, 그 끝에 다시 선 마운드 위에서 이의리에게 쏟아진 환호는 특별했다. 한 번의 힘찬 투구, 단단한 눈빛, 그리고 잠시 스쳤던 불안마저 곧 신뢰로 바뀌었다. 기다렸던 팬들의 마음에도 오랜 공백을 딛고 돌아온 이의리의 투지는 또렷이 각인됐다.

 

KIA 타이거즈의 왼손 선발 이의리는 지난 22일 전남 함평구장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13개월 만에 실전 경기 등판을 알렸다. 2이닝 동안 피안타 2개와 1볼넷을 내줬지만, 4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자책 1실점으로 임무를 마쳤다. 총 투구 수는 39개, 균형 잡힌 제구와 매끄러운 구위가 복귀 신호탄에 힘을 보탰다.

“13개월 만의 마운드 복귀”…이의리, 퓨처스리그 첫 등판→2이닝 무자책 피칭
“13개월 만의 마운드 복귀”…이의리, 퓨처스리그 첫 등판→2이닝 무자책 피칭

1회 초 이의리는 첫 상대 타자 이한별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긴장된 입구를 맞이했다. 그러나 곧이어 전다민, 박계범, 김대한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전을 압도하는 구위를 선보였다. 2회에는 류현준에게 좌전 안타, 장규빈에게 2루타를 맞았고, KIA 우익수의 실책으로 비자책점이 기록됐지만, 흐트러지지 않고 침착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공식 경기에서 다시 공을 던진 건 지난 2023년 5월 29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처음이었다. 작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던 이의리에게 이날 복귀 무대는 KIA, 그리고 기다림을 함께 한 팬들에게도 크나큰 의미로 남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이의리는 “오랜만에 마운드에 서서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팀과 팬들께 건강하게 돌아온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팬들 역시 함평구장 흐르는 바람 속에서 한 템포 느려진 그의 투구에 기쁨과 안도, 그리고 새로운 기대를 내비쳤다.

 

KIA 구단은 이의리가 앞으로 2군에서 점진적으로 투구 수를 늘리며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후반기 1군 마운드 복귀를 목표로 재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탄탄해진 선발진에 합류할 날을 팬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층 매서워진 태양 아래, 천천히 돌아온 왼손 투수의 숨결은 선수와 팬 모두에게 조용한 기대를 남긴다. 이의리의 복귀 의미와 그 다음 무대, 그리고 KIA의 계절은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KIA는 오는 주말 진행될 퓨처스리그와 더불어, 이의리의 1군 복귀 시점을 재활 경과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다.

허준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의리#kia타이거즈#퓨처스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