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 도주 끝 구속심사에 선다”…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주가조작 핵심 인물로 특검 수사 집중

55일간 도주했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 검거됐다. 이기훈 부회장을 상대로 하는 특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12일 오후 열리며, 투자자 기만과 자본시장법 위반을 둘러싸고 법정 심리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이기훈 부회장은 2023년 5월에서 9월 사이, 삼부토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워 수백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미 지난 7월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이기훈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7월 17일 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한 바 있다.

경기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 경남 하동 등지를 이동하며 추적을 피해 도주했던 이기훈 부회장은 55일 만인 지난 11일 목포의 한 빌라에서 체포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도주 전력이 확인된 만큼,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추진을 내세워 투자자를 유인, 주가를 1000원대에서 2개월 만에 5500원까지 끌어올렸다. 웰바이오텍 등 계열사도 이 같은 사업 연계로 시세를 흔든 정황이 포착됐다. 특검팀은 이기훈 부회장을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을 잇는 중추로 보고, 신병 확보 후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검찰 및 특검은 주가조작 사건의 단순 부당이득을 넘어 ‘김건희 연관성’ 의혹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사건 직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겼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웰바이오텍 및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안과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자산을 관리한 적이 있다.

그러나 특검은 김 여사 연루 단서에 대해 “아직 뚜렷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이종호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투자자들 사이에선 특검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결정과 향후 이기훈 부회장 신병 확보에 따라, 웰바이오텍 등 연관 사건 수사가 본격화될지 정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검팀은 기존 단서 및 추가 첩보를 토대로 추가 혐의를 보강할 예정이며, 정치권은 김건희 여사 검증 공방과 여야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