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등신대 훼손한 동기”…전북대 수의대 사건 19년 만에 또 논란
전북대학교 수의대생 이윤희 씨의 19년 전 실종 사건을 상기시키는 등신대 훼손 사건이 발생하며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주완산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8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자동 인근 도로에 세워져 있던 이윤희 씨의 실종 추모 등신대 2개를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가족 유튜브 계정 '이윤희 실종사건 공식채널'에는,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A씨가 커터칼 등 도구로 등신대를 고정한 끈을 자르고, 발로 차고 손으로 구기는 등 훼손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이윤희 씨와 같은 시기에 전북대 수의학과에 재학했던 동문으로 파악된다. 범행 이후 그는 별다른 동작 없이 현장을 떠났다. 이윤희 씨는 지난 2006년 6월 전북대 수의학과 종강 모임 이후 실종됐으며,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이번 사건은 장기 실종자의 기억과 사건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가족이 마련한 상징물이 근거 없이 훼손됐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경찰 관계자는 “등신대 설치 장면과 훼손 장면을 모두 확보했다”며 “경위를 면밀히 조사해 송치했다”고 전했다.
실종자를 위한 공간이 오히려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실종자 가족과 시민단체는 “장기 미제 사건의 사회적 망각과 2차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추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피해자와 유족을 향한 무분별한 공격”이라는 비판과 함께 제도 개선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윤희 씨 실종 사건은 여전히 미제 상태로 남아있다. 경찰은 등신대 훼손 사건과 별개로, 실종 관련 기존 수사記록을 재검토하는 등 보강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종자와 가족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