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게임 승부 끝 역전”…안재현, 세계탁구선수권 16강행→신유빈은 쑨잉사와 격돌
포효 대신 짧게 숨을 고른 안재현의 두 눈이 빛났다. 마지막 16-14, 절체절명의 순간에 터진 공격 한방이 도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를 울렸다. 단식 16강행,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무대가 열렸다.
2025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가 22일 새벽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졌다. 안재현은 남자단식 32강전에서 린옌천을 상대로 풀게임 접전 끝에 4-3(11-7 7-11 11-5 5-11 7-11 11-7 16-14)라는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세트마다 주도권이 바뀌는 팽팽한 흐름 속에서, 마지막 7세트 듀스 접전 끝에 끝내 침착한 한 방으로 승부를 갈랐다.

이 경기에서 안재현은 공격과 수비, 집중력을 고루 앞세워 위기의 순간마다 과감함을 잃지 않았다. 경기 직후 안재현은 “긴 승부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 16강전에서는 프랑스의 펠릭스 르브렁과 8강 진출을 놓고 다시 라켓을 든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남자단식의 저력도 빛났다. 장우진 역시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트룰스 뫼레고르와 격돌한다. 반면 조대성은 독일의 파트리크 프란치스카와 풀게임 끝에 3-4로 아쉽게 고배를 마셨고, 남자복식 16강에서는 장우진-조대성 조가 중국을 상대로 패해 더는 메달 도전이 어렵게 됐다.
한편 여자탁구 대표팀 신유빈은 여자단식 16강에서 세계 1위 쑨잉사와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신유빈은 이번 시즌 중국 상대 5연패의 징크스를 안고 있으나, 세계 랭킹 10위의 성장세와 함께 다시 한번 기적에 도전한다. 쑨잉사는 월드컵 포함 3대 메이저 대회 2연패의 월등한 기록을 자랑한다. 신유빈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좋은 승부를 하고 싶다. 내용에 만족한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신유빈은 단식과 함께 유한나와의 여자복식, 임종훈과 펼치는 혼합복식 8강에도 올라 있어 다관왕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안재현과 신유빈의 투지가 이어지며, 남녀 대표팀의 준결승과 메달 전망까지 밝아지는 분위기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선수들 앞에 새벽의 아레나는 다시 집중과 응원의 숨결로 가득 찬다. 테이블 위로 흘러내린 땀과 노력, 강한 의지는 조용히 관중석을 적신다. 세계탁구선수권 16강과 8강 경기는 오는 23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