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유한나, 세계 대회 동메달”…랭킹 11위 급등→새 복식조 대약진
함께 네트를 넘긴 공에는 긴장과 희망이 엇갈렸다. 어깨를 나란히 한 신유빈과 유한나의 움직임에는 매 순간 집중의 깊이가 더해졌다. 팬들은 세계무대에서 울려 퍼진 한국 여자복식의 동메달 소식을 가슴 벅차게 안아 올렸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부문에서 신유빈(대한항공)과 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는 준결승까지 오르며 동메달을 기록했다. 이들은 결성 2개월 만에 세계 무대에서 값진 메달을 쥐어, 한국 여자탁구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28일 발표된 22주 차 세계 여자복식 랭킹에서는 신유빈-유한나 조가 종전 30위에서 11위로 19계단 오르는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일궈냈다. 지난해 말 전지희의 은퇴로 흔들렸던 여자복식 진영에서, 두 선수의 조합이 새로운 중심축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은 남자선수 임종훈과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해 또 한 번 이름을 알렸다. 이 결과로 신유빈-임종훈 조 역시 세계랭킹 3위에 상승했다. 혼합복식과 복식 모두에서 기록한 성과가 한국 탁구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세계 여자복식 1위는 중국의 왕만위-콰이만 조가 차지했으며, 남녀 단식과 혼합복식에서도 중국 선수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아시아 탁구의 견고한 벽을 실감한 무대이기도 했다.
신유빈은 “유한나와 짧은 시간 맞춰온 호흡이 이렇게까지 빛을 발할지 몰랐다. 작은 성공이 더 큰 도전을 향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11위로 급등한 랭킹은 앞으로 펼쳐질 아시아 대회와 올림픽 예선 무대에서 두 선수의 자신감과 존재감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두 번의 네트 위 결정적 순간, 새롭게 태어난 조합은 관중석에 새로운 활력을 던졌다. 다가오는 대회에서는 더 깊고 단단한 시너지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선수들의 의연하고 굳은 표정 뒤로, 매 경기마다 쌓여가는 노력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긴 여운을 남긴 무대. 마주 잡은 라켓에 담긴 기대와 간절함이 빛났던 순간. 탁구는 결국, 함께 걷는 믿음의 길임을 이야기했다. 신유빈과 유한나의 도전기는 이제 더 넓은 세계를 향해 열린다. 이번 경기를 비롯한 이들의 땀방울은 2024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또 다른 기억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