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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본격 가동”…글로벌 빅파마, K-바이오벤처 투자 확대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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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국내 바이오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초기 바이오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파트너십, 공동개발을 본격화하며, 국내 바이오 업계의 신약 혁신과 글로벌 진출을 가속하는 변화가 일고 있다. 업계는 이를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한다.

 

한국릴리가 최근 ‘2025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크-바이오헬스’에서 소개한 ‘릴리 카탈라이즈360’은 협력기업이 연구 초기 단계부터 임상시험 단계까지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전 주기 통합형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릴리 벤처스는 혁신 기술을 가진 바이오텍에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맺으며, 게이트웨이랩스는 최신 연구 인프라와 환경을 제공한다. 릴리 익스플로R&D는 물질 발굴, 전임상·임상통합 R&D를 통해 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싱 부사장은 “최근 출시 신약의 절반이 외부 파트너와 협업 결과”라 밝히며 광범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암젠코리아는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혁신을 지원하는 ‘골든티켓’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는 공간생물학 기반 분석 플랫폼을 개발한 포트래이가 1위, 분자접착체 기술의 비엘멜라니스가 2위에 선정됐다. 수상 기업은 1년간 글로벌 멘토링·컨설팅, 창업 센터 입주, FDA·GMP·임상 등 전문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실제 암젠 R&D 전문가 네트워크와의 연결, 임상·사업화 방향성 컨설팅 등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실질적 교두보로 꼽힌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역시 국내 기업 기술을 글로벌 본사에 전달해 파트너십과 해외 진출 기회를 넓히는 방식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 중이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매칭과 운영 지원을 맡으며, 혁신기술과 외자 제약사의 수요 연결이 본격 확대되고 있다.

 

국내사들도 공격적으로 움직인다. SK바이오팜은 서울바이오허브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고, 서울바이오허브 입주 임대료 등 실질적 지원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최근 바이오텍 포트래이와 신약 표적 공동 발굴·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참가가 실질적 연구계약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특히 포트래이의 공간전사체 데이터·AI 분석 플랫폼 ‘PortraiTARGET’ 활용은 신약 표적 발굴의 정확도·속도를 높여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신약개발 주기가 장기화되고, 초기 단계 기술 혁신의 비중이 커지는 글로벌 제약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다. 기존 폐쇄형 R&D 모델 한계를 넘기 위한 투자·네트워크 방식으로, 외부 스타트업·연구자와의 열린 협력을 통해 후보물질·혁신플랫폼을 공동발굴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 문의를 여는 ‘에코시스템’ 구축의 계기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오픈 이노베이션 경쟁이 가속 중이다. 미국·유럽 빅파마들은 벤처 인큐베이터, 스타트업 공동연구, 현지 액셀러레이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혁신 기술 및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정책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접목해 수요-공급 연결 고리를 확대 중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공공기관이 동반자적 상생 생태계를 설계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과 플랫폼이 실제 시장에 안착하고 지속성장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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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암젠#아스트라제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