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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단식 정상 동반 등극”…오승민·류은진, 영월주니어 우승→한국 테니스 희망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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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단식 정상 동반 등극”…오승민·류은진, 영월주니어 우승→한국 테니스 희망 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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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환호가 엇갈리는 순간, 코트에서 몸을 푸는 선수들의 눈빛이 더욱 또렷해졌다. 지난해의 아쉬움이 가슴에 스민 듯, 오승민과 류은진은 결승전 내내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관중들의 박수 소리는 이들의 투혼에 한층 더 힘을 보탰다.

 

강원도 영월군 영월스포츠파크를 무대로 펼쳐진 2025 ITF 영월 국제주니어테니스대회 결승은 남녀 단식 모두 한국 유망주가 우승컵을 들어올린 무대였다. 남자부 오승민(디그니티아카데미)은 황주찬(서인천고)과 맞붙어 2-0(6-4 6-3)으로 완승하며 우승을 품에 안았다.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스트로크와 안정감 있는 서브로 흐름을 주도한 오승민은, 상대의 작은 실수조차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남녀 단식 동반 정상”…오승민·류은진, ITF 영월주니어 결승→동반 우승
“남녀 단식 동반 정상”…오승민·류은진, ITF 영월주니어 결승→동반 우승

특히 오승민은 올해 황주찬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연패를 기록했던 만큼, 이번 결승에서의 승리는 더욱 특별했다. 결승 무대에서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며, 개인 첫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결실을 거머쥐었다. 그의 얼굴에는 경기 후 벅찬 감격과 함께 다부진 결의가 새겨졌다.

 

여자부 결승에서는 류은진(중앙여고)이 이예린(군위중)에게 2-1(6-7 6-3 6-0) 역전승을 거뒀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의 접전 끝에 세트를 내줬지만, 곧바로 점유율과 구사력에서 우위를 점하며 흐름을 완벽히 되살렸다. 2세트를 잡은 뒤 3세트에서는 단 한 게임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함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류은진은 결승 직후 “어려운 순간이 많았지만, 끝까지 집중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며 밝은 미소로 소감을 전했다. 오승민 역시 “첫 우승을 계기로 더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두 선수 모두 개인 랭킹 상승의 기대감도 품게 됐다.

 

특히 류은진은 전날 안혜정(중앙여고)과 함께 여자 복식까지 제패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경기장에는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고, 주요 관계자들은 “한국 테니스의 미래가 밝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 직후 오승민과 류은진 모두 다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ITF 청주국제주니어대회에 출전할 예정으로, 더 큰 무대에서 한국 테니스의 존재감을 또 한 번 각인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굳은 표정 아래 잠시 스친 미소, 코트 위에서 지워진 지난날의 그림자 그리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라켓 끝의 희망. 영월에서 새롭게 써 내려간 이 기록은 어린 선수들의 내일을 밝히는 빛처럼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ITF 영월 국제주니어테니스대회 결승의 뜨거웠던 현장은 6월 15일 강원도 영월군에서 관중의 조용한 감동과 함께 마무리됐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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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민#류은진#영월주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