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기술 이전·현지 건조 논의 본격화”…한·미, 공급망 협력 가속 전망
현지시각 27일, 한국과 미국(USA)이 관세 협상 마감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조선업 분야 실질 협력을 둘러싼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제조업 부흥과 중국 해상 패권 견제를 내세운 미국이 현지 건조·기술 이전 등 실효성 있는 조선 분야 파트너십 확대를 촉구하면서, 한국은 ‘조선 빅3’와 연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한·일 양국의 경쟁적 접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리며 조선업 패권 구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7일 대통령실은 대미 통상 전략 협의 직후 “미국의 조선업 협력 요구에 부응해, 수출·기술·인력 분야 실질 지원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과 현지 건조, 기술 이전, 인력 교육까지 포함한 패키지 협력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Japan)이 미국 내 직접투자(5,500억 달러 규모)를 공식화한 데 비해, 한국은 현지 역량 강화, 기술 노하우 이전 방식에 방점을 찍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이번 한·미 협력 논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조치는 LNG 운반선 등 첨단 선박 건조와 전문 인재 양성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한화필리십야드’를 통해 거제사업장 연계 LNG선 직접 발주 경험을 쌓고 있으며, HD현대는 ‘헌팅턴 잉걸스’,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 등과 군함·상선 공동 건조,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진행 중이다. HD현대는 이미 현지 전문가 파견, 생산설비 진단, 2028년까지 미주 컨테이너선 건조 목표 제시설정 등 현장 지원을 가속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미국 내 협력 확대를 위해 현지 접촉을 잇달아 추진 중이다.
반면 일본은 자체 인력과 시설 부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대응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신 대규모 투자펀드를 통해 미국 조선소 신설, 현대화, 해양방산 협력 등 직접투자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미국 조선 인프라와 인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기술 중심 지원이 중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조선업계 내부에서는 LNG선과 해양플랜트 등 첨단 선박 수요 증가, 관련 기술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연계한 신규 선박 시장이 추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을 통한 인재 교류, 맞춤형 지원 방안도 정부 대미 협상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미국이 제조업 부흥과 안보 공급망 강화 목표 아래 한·일 조선업체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가와 의회 역시 해군, 상선 등 조선산업 진흥 입법에 적극 나서는 등 정책 베이스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 논의가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관점에서 조선업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본다. 미국 주도의 현지 건조·기술 이전 수요가 확대될 경우, 동북아 주요 조선사가 미국 시장 내 입지 변화를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한·미 간 협력이 어떤 실질적 결과로 이어질지 국제 조선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