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인도 AI가 주도”…NC AI-형지, 바르코 실증 나선다
인공지능이 전통 산업 구조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패션 전문 AI 솔루션 분야의 NC AI가 국내 대표 패션기업 형지그룹과 손잡고 ‘바르코’ 인공지능 도입 실증에 나서면서 업계의 주목이 쏠린다. 양사는 디자이너와 마케터에게 특화된 자체 AI 모델을 통해 디자인 시안, 3D 변환, 마케팅 이미지 제작 등 패션업 전반의 업무를 혁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패션·유통 AI 경쟁의 본격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NC AI와 형지그룹이 체결한 이번 업무협약은 ‘바르코 아트 패션’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다. ‘바르코’는 대량의 패션 업계 데이터와 용어를 학습한 패션 특화 인공지능 모델이다. 이 모델은 단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도 수요자 취향에 맞춰 독창적 디자인 시안부터 모델 착장 컷, SNS용 마케팅 콘텐츠까지 신속히 생성한다. 기존 디자인 공정에서는 하나의 제품 콘셉트를 구상하고 결과물을 시각화하는 데 수일이 걸렸으나, 바르코는 원단 변경, 합성, 2D-3D 변환을 단시간 내 처리해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브랜드별 맞춤형 가상 피팅과 배경 합성도 가능해, 실물 시제품을 제작하기 전부터 실제 활용 이미지를 미리 점검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현재 이 AI 솔루션은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 주요 브랜드를 보유한 에프앤에프,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10여개 국내 대형 패션기업의 도입 검토 단계에 있다. 형지그룹은 3개월 내 기획·영업·유통·고객서비스 등 핵심 조직에서 바르코를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AI 디자인 자동화와 더불어, 데이터 통합과 업무자동화,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전사적 실행 체계를 NC AI와 공동 구축한다. 이를 위해 사내 AI 교육 프로그램과 조직문화 혁신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패션업계의 AI 전환 흐름은 이미 가파르다. 미국 랄프로렌의 AI 기반 스타일리스트, 발렌시아가의 AI 패턴 설계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35년 패션 AI 시장 규모를 약 894억달러(128조원)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패션 특화 AI는 기존 이미지 생성형 AI의 한계, 즉 업계 용어 미해석·패턴 왜곡 문제를 상당 부분 극복했다”며 “국내외 대형 패션사가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AI 자동화 확산과 함께 데이터 사용·저작권 등 관련 규제와 윤리 문제도 논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향후 신산업 분야 인증체계 마련과 AI에 특화된 산업용 데이터 유통 가이드라인이 논의 중이다. 업계는 객관적 검증, 산업 표준화, 지속적 교육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들은 “패션업의 AI 전환 성공 여부가 앞으로 기업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