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골 포함 PO 맹활약”…카소를라, 레알오비에도 라리가 승격→22년 만에 꿈 실현
오랜 기다림이 끝났다. 산티 카소를라가 벤치에 앉아 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듯, 레알 오비에도의 유니폼을 입고 홈 구장을 누비던 발끝에 수많은 감정과 기억이 깃들었다. 40번째 생일이 가까운 이 베테랑은 팬들의 환호와 함께, 마침내 친정팀의 라리가 승격 신화를 현실로 이끌어냈다. 부상, 끝없는 재활, 그리고 최저임금 계약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마지막 열정은 불가능을 꿈으로 바꿨다.
라리가 승격 플레이오프 2차전은 22일 새벽, 스페인 오비에도의 홈구장에서 뜨겁게 펼쳐졌다. 레알 오비에도는 미란데스와 대결에서 전반 실점으로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으나, 빠른 측면 공격과 중원 장악을 앞세워 분위기를 바꿨다. 무엇보다 경기 중반 페널티킥 상황에서 카소를라가 왼발로 침착하게 동점골을 터뜨리며, 홈 팬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이후 오비에도는 한 점, 한 점을 더해 연장전 끝 3-1 승리로 라리가 승격을 확정 지었다. 통계에 따르면 레알 오비에도의 라리가 승격은 무려 25년 만의 일이다.

카소를라의 플레이오프 활약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후배들에게 헌신하는 조율자이자,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내는 해결사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앞선 승격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그는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팀을 이끌었고, 이번에도 페널티박스 안팎에서 안정된 볼 배급과 수비 가담으로 경기 운용의 중심축이 됐다. 이날 경기 후 카소를라는 “오비에도는 내 피와도 같다. 이런 승격이 존재의 이유”라 밝히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장과 SNS는 레전드의 동화 같은 귀환에 열광했다. 팬들은 카소를라의 마지막 불꽃이 친정팀에 남긴 족적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고, 홈 구장은 승격의 눈물로 물들었다. 경기 후 귀가하는 길, 푸른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 그라운드에 남아 환호를 이어갔다.
따뜻한 여름밤, 작은 도시 오비에도에는 또 한 번 꿈이 피어올랐다. 라리가의 새 시즌이 다가올수록, 팬들은 카소를라가 여전히 푸른 잔디 위를 달리는 모습을 바랄 것이다. 레알 오비에도의 라리가 개막전은 8월 중순 팬들과 다시 만난다. 이 이야기는 뜨거웠던 행복의 기억으로, 오랜 시간 사람들의 마음에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