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 협력 가속”…한미 체결, 신약개발 글로벌 경쟁 판도 흔든다
한-미 양국이 AI와 바이오 등 첨단 과학기술의 전방위 협력을 위한 ‘한-미 기술번영 협정’을 체결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가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에 기대를 보이고 있다. 이번 합의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 한-미 정상회담 후 공식 발표됐으며, 인공지능(AI)과 양자 등 미래 혁신기술의 응용 및 신뢰 기반 리더십 구축, 제약·바이오 기술 공급망 강화가 핵심 의제로 담겼다. 업계는 한-미 테크 얼라이언스가 실질적으로 ‘AI 신약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협정에 발맞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역시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 역량을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려는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 2019년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설립에 이어, 최근 AI신약연구원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국내 최초로 AI·로봇기반 자율주행연구실(Self-Driving Lab) 인프라도 구축해, 신약 후보 물질 발굴부터 합성, 초기 실험 시뮬레이션까지 전 주기 자동화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범부처 연합 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MELLODDY)도 이끌며 새로운 연구모델을 시도 중이다.

특히 이번 한-미 협력은 기존 ‘실제 실험 위주’의 연구 방식 한계를 AI와 연합학습 등 데이터 기반 모델로 바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I 기술은 신약 후보 물질(Compound) 구조 예측, 효능 및 부작용 시뮬레이션 등에서 기존 대비 수십 배 빠른 속도와 수년 단위의 개발 기간 단축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협회 측은 “AI 접목으로 글로벌 제약 상위 5대 강국 진입 가능성”을 강조하며, 우수 AI 신약개발 솔루션의 수출 산업화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유럽 대형제약사, 구글 딥마인드·인실리코메디슨(Insilico Medicine) 등 AI 신약개발 전문기업들이 국가·기업 간 ‘기술 협의체’ 체결을 통해 기술력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공유하는 추세다. 한-미 협정이 본격화되면, 한국 제약기업의 AI 연구 인프라 및 실증 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활용·윤리 이슈, AI 의사결정의 신뢰성, 글로벌 시장의 규제 공조 등 후속 관리체계도 강화돼야 하는 점이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는 “AI 신약 분야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정책, 기술, 산업의 연속적 투자와 협력이 필수”라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한-미 협정이 신약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변곡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산업·제도 삼박자의 조화가 ‘글로벌 5대 강국’ 도약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