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조세이 탄광의 어둠”…한일 잠수사, 83년 원혼 따라나선 시간→유족·역사 흔들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해저 탄광의 어둠 아래, 조용히 감춰져 있던 136명 조선인 노동자의 죽음이 83년 만에 다시 세상 위로 떠올랐다. ‘시사기획 창’은 조세이 탄광 붕괴 참사의 실상을 좇으며, 한일 양국 잠수사의 뜨거운 연대와 유족들의 긴 세월의 슬픔,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책임의 외면을 무겁게 되짚었다.
먼저 우베시의 오래된 갱구 앞에 모인 기록은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이었다.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주름진 얼굴에 80년이 넘는 세월의 슬픔과 미처 다하지 못한 애도가 번졌다. 한일 양국 잠수사들은 “뼈 한 조각이라도 가족 품에…”라는 유족의 바람을 가슴에 품고, 무거운 공기와 불안정한 구조물을 안고 해저로 내려섰다. 강철과 바다, 그리고 인간의 마음은 오랜 시간 끝내 무전기 너머 묵직한 책임의 숨결로 만나고 있었다.

조세이 탄광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청년들이 대거 동원된 현장이었다. 위태로운 지반 구조, 감금과 저임금, 무너진 안전망 속에서 이들의 삶마저 ‘수몰’되었지만, 공식적인 진실 규명은 오랜 침묵 속에 묻혔다. 1942년 2월 붕괴 직후 탄광 측은 안전을 내세웠으나, 실상은 책임 회피와 은폐가 이어졌고, 갱구는 영영 닫혔다.
일본 시민단체들이 30년 가까이 유족 찾기와 구호 활동, 기록 보전을 이어가며 침묵을 깨웠다.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목소리, 그리고 언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간절한 기도가 현장에 드리웠다. 지난해 우연히 발견된 갱구는 여전히 장비와 예산 부족, 정부의 무관심이라는 새로운 장애물 앞에 놓여 있음이 다시 확인됐다.
피해자와 유족이 늙어가는 세월 동안, 양국 정부의 침묵은 끊이지 않았다. 정치 논리와 외교적 미온 아래, 공식적인 책임 인정이나 실질적인 조사, 피해 회복에는 움직임이 없었다. 조용하지만 깊은 갱구의 어둠은 아직도 ‘진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6월 22일 밤, ‘시사기획 창’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조세이 탄광 참사의 기록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책임의 실체와 유족의 진실한 외침을 따라 깊이 있는 탐사에 나선다. 이번 방송은 침묵 속에 갇힌 역사와 바다 아래 남겨진 시간에 각별한 의미를 남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