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산업 현장 바꾼다”…네이버, 연 1조 투자 선언에 시장 주목
네이버가 피지컬 AI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산업 구조 혁신의 선두주자 도전을 선언했다. 사상 첫 분기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네이버는 운영체제(OS)·제어 플랫폼 중심의 로보틱스 분야에서 1조원 이상의 연간 투자 계획을 공식화하며, 엔비디아 등과 협력해 반도체·조선·에너지 등 국가 기반 산업에 AI 인프라 도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촉진하는 피지컬 AI 시장이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최근 발표를 통해 피지컬 AI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 GPU 6만개를 도입하며, 대규모 AI 연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용 피지컬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실전 제조·에너지 등 핵심 현장에 도입해 빠르게 실효성을 검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센서 등 물리적 공간에 직접 적용되는 영역으로, 기존의 인공지능 기술에 클라우드·IoT 연결성을 더해 실제 산업에 자동화·고도화를 실현한다.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아크(ARC)’ 로봇 클라우드와, 디지털트윈 기술 ‘얼라이크(ALIKE)’는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을 통합 관리하고, 실내외 공간에서 정밀한 위치 인식이 가능토록 한다. 이는 개별 하드웨어 기술보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중심의 접근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전통 제조업에서 AI 적용의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꼽혀온 이질적 시스템 간 연동, 데이터 표준화 문제가 ARC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측면에서 네이버가 집중하는 로봇 OS·제어 플랫폼 부문은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의 약 39%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산업 현장뿐 아니라 물류, 서비스, 공공 부문까지 확대가 가능해 수요 기반 확장성이 크다. 실제로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등 커머스 분야에서도 AI 기반 추천 시스템의 확대를 통해 거래액 증가, 맞춤형 추천의 효과가 10배에 육박하는 전환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비교 측면에서, 네이버의 움직임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이 본격적으로 로보틱스 OS 시장에서 장기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 내에서는 오픈로보틱스(ROS) 플랫폼이 오픈소스 기반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우는 등 OS 표준 선점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네이버가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클라우드, AI 인프라를 융합해 신규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 성공할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책·규제 환경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정부 차원의 국가 AI 인프라 구축 지원, 산업 현장 데이터 활용 확대 정책이 발표되며,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AI 도입 요청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AI 시스템의 윤리적 활용, 데이터 표준화, 플랫폼 간 호환성 등 기술 상용화 진입장벽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피지컬 AI 기술이 언제 대규모 실증을 거쳐 산업 현장 표준으로 자리잡을지가 중대 분기점”이라며 “네이버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이 로보틱스 시장 구조 자체를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