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반곡지부터 갓바위까지”…역사와 자연 품은 조용한 여름 여행
여름이 찾아오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려는 여행자들이 경산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예전엔 교육 도시로만 여겨졌던 이곳이지만, 지금은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휴식의 공간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요즘 SNS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반곡지 인증샷’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남천면에 자리한 반곡지는 계절마다 어우러지는 색감과 왕버들 나무의 그림자가 어우러진 풍경 덕분에 사진가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봄철 푸른빛, 가을의 단풍까지, 자연의 흐름을 오롯이 담아낸 저수지 풍광 앞에서 여유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방문지의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경산시 관광과에 따르면 최근 반곡지와 삼성현역사문화공원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와촌면에 위치한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은 원효, 설총, 일연 세 성현을 기리는 문화 공간으로, 전시관과 체험 공간, 산책길이 조화를 이룬다. 가족 단위부터 1인 여행객까지 다양한 발걸음이 이어지는 풍경이다.
팔공산 자락의 관봉 석조여래좌상, 일명 ‘갓바위’는 역사 속 고요함과 기도 명소의 영험한 분위기로 유명하다.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경산의 풍경이 마음을 달래준다. 병영체험 테마파크는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나들이 명소로, 임진왜란 의병 활동을 테마로 한 활쏘기, 전통 무기 체험 등 이색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여행 칼럼니스트 남유진 씨는 “경산은 복잡하지 않은 조용함과 깊이 있는 문화 자원, 다양한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시”라며 “평범한 도심 속에서 벗어나 자신의 속도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반곡지에서 찍은 사진 한 장으로 한 달의 스트레스를 잊었다”, “갓바위 오르는 길에서 가족과 진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경험담이 이어진다. 그래서일까. 이제 경산은 더 이상 단순한 학군이나 근교 도시가 아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바쁜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서 여유와 쉼의 깊이를 품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경산, 그곳은 오늘도 천천히 오래도록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