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네이트온 설치 38배 폭증”…카카오톡 개편 역풍에 전통 메신저 인기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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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 이후 전통 메신저 앱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대체 서비스로 이용자를 옮기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9월 30일 모바일인덱스와 앱 마켓 집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톡의 친구목록이 피드형 게시물로 바뀌면서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 네이트온과 라인 등 기존 메신저 앱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날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부문에서는 라인이 1위에 올랐으며, 네이트온, 스레드, 왓츠앱, 텔레그램이 그 뒤를 이었다. 카카오톡은 17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커뮤니케이션’ 부문 순위에서도 라인, 텔레그램, 왓츠앱, 디스코드, 네이트온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출처=카카오
출처=카카오

신규 설치 통계도 급증 추세를 뒷받침한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9월 23일 570건에 그쳤던 네이트온 신규 설치 수는 27일 2만 2,447건으로 약 38배 폭증했다. 같은 기간 라인 앱도 8,694건에서 3만 6,522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톡의 급작스러운 개편이 이용자들의 거부감을 낳고, 피드형 개편에 반발한 상당수 이용자가 메신저 본질에 충실한 서비스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온라인 상에서는 네이트온 사용 후기와 설치 방법을 공유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네이트온 측은 “우리는 묵묵히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만 집중해 왔다”며 신규 이용자 유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이탈 현상이 가시화되자, 카카오는 9월 29일 기존의 가나다순 친구목록 기능을 복원하고 피드형 컨텐츠는 별도의 소식 메뉴로 분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빠른 대응에 나섰다. 이 조치는 10월 중 적용된다. 아울러 숏폼 콘텐츠 보호조치 신청 절차도 간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더욱 편리한 카카오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사용 편의성과 본질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가 일회성 불만을 넘어 기존 점유율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메신저 시장의 변화와 카카오의 추가 대응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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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온#카카오톡#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