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1.85로 11개월 만에 재돌파”…코스피, 외국인·기관 힘입어 닷새 강세
진득한 여름의 초입, 증시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숨겨진 힘을 드러냈다. 6월 10일, 코스피는 2,871.85에서 장을 마감하며 오월아침 강가의 잔잔한 물결처럼 닷새 연속 상승 흐름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7월 11일 이후 11개월 만에 2,870선을 넘은 오늘, 시장 안에는 생기와 긴장, 그리고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잔잔히 퍼져나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322억 원, 기관은 133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 투자자는 6,258억 원 규모 순매도로 돌아섰다. 장은 2,872.62에서 출발해 2,885.67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에 일부 상승폭이 줄었고, 2,896.43이라는 전고점에 닿을 듯 말 듯 아쉬움을 남겼다.

정책 변화의 기류와 글로벌 대화의 물결 속에, 방산·엔터 업종은 상승장의 중심에 섰다. K2전차 추가 수주 기대감에 ‘현대로템’이 9.71% 치솟았고, ‘한화시스템’ 20.09%, ‘풍산’ 16.67%,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36%, ‘한국항공우주’ 6.02%, ‘한화오션’ 4.37%, ‘HD한국조선해양’ 4.35%, ‘LIG넥스원’ 4.20% 등이 연이어 오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지자, ‘콘텐트리중앙’ 10.40%, ‘SBS’ 9.98% 등 방송·엔터주 역시 경쾌하게 움직이며 시장을 밝게 비추었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최근 밸류업 정책 기대감에 오른 보험주 ‘삼성생명’ -4.60%, ‘삼성화재’ -2.36%, 증권주 ‘신영증권’ -5.73%, ‘상상인증권’ -2.75%가 차익 실현 매물을 맞아 하락했다. 부드러운 리듬 가운데, 정치권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재추진 소식에 롯데쇼핑 -9.03%, 이마트 -8.28%, 현대백화점 -3.74% 등 유통주는 한 조각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전기·공공요금 동결 및 인하 논의는 한국전력 -10.15%, 한국가스공사 -0.04%, 지역난방공사 -8.62% 등 전력·가스주에 하락의 파도를 남겼다.
업종별로는 건설 2.98%, 운송장비 2.45%, 종이목재 2.20%, 기계장비 2.16%, 금속 1.86%, 오락문화 1.80% 등이 희망의 빛을 밝혔고, 전기가스 -0.34%, 보험 -2.67%, 유통 -0.72%, 증권 -0.36% 등은 후퇴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 역시 꽃잎처럼 살아났다. 지수는 771.20으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0.91% 올랐고, 이는 지난 2월 26일 이후 가장 높은 자리였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2억 원, 137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은 26억 원 규모로 물러섰다. 미국당뇨병학회를 앞두고 ‘한미약품’ 8.21%, ‘펩트론’ 19.79%, ‘파마리서치’ 3.79%, ‘휴젤’ 5.52%, ‘리가켐바이오’ 3.11%, ‘알테오젠’ 1.42%, ‘HLB’ 2.14% 등 바이오주가 푸르른 초여름을 맞이했다. 일부 엔터업체 ‘에스엠’ 1.95%, ‘JYP Ent.’ 1.75%도 상승했고, 반면 ‘엔켐’ 3.98%, ‘주성엔지니어링’ -4.92%, ‘루닛’ -3.47%, ‘테크윙’ -3.27% 등은 소폭 하락하며 변동성의 깊이를 더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3조9,559억 원, 코스닥 거래대금은 7조589억 원이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8조6,736억 원어치 손바꿈이 이뤄졌다.
증시 속삭임엔 외국인 자금 유입, 업종별 순환매 그리고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기·공공요금 변화, 정부 정책 기조, 주요 상장기업의 실적 발표 등 시장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자자들에게는 한 걸음 더 신중하게 시장을 살필 것을 권했다.
투자자의 삶에 스며드는 오늘의 변화들은 숫자 너머에 있는 내일을 예비한다. 변동성이라는 호수가 넓게 펼쳐진 순간, 다가올 정책과 이벤트의 바람을 타고, 증시는 다시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공공요금 정책과 상장기업의 실적 발표, 외국인 자금 동향이 한국 증시의 흐름에 되새겨질 주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