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0.5% 금리 동결…국채 매입 축소 신호→글로벌 금융지형 새국면”
도쿄의 조용한 금융 중심지, 니혼바시에 위치한 일본은행 본점이 다시 한 번 역사적인 선택의 중심에 서 있다. 6월 17일, 내부까지 바람이 스며드는 듯한 긴장감 속에서 일본은행은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0.5%로 세 번째 연속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의 파고 속, 단단한 선택이었다.
일본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지난 1월 0.5%로 올린 뒤, 이번까지 5개월 연속 그 수준을 유지해왔다. 동시에, 국채 매입 감액폭을 내년 4월 이후 분기당 2천억엔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는 이전 해 7월 분기당 4천억엔 대비 절반으로 축소되는 조치로, 시중 유동성의 점진적 축소와 시장 자체 힘에 의한 안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배경에는 오랜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이후, 일본은행이 견지해온 ‘신중하되 유연한 정상화’의 정책 기조가 있다. 지난 해 3월 마이너스 금리를 끝내고, 7월 0~0.1%에서 0.25%, 올해 1월 0.5%까지 인상해 온 일본은행의 행보 뒤에는 글로벌 변동성이라는 그림자가 겹쳐 있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경제와 물가 모두에 하방 위험을 초래한다”며, “올해 하반기 미국의 관세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동에서 불거진 이란과 이스라엘 문제 등이 국제 원유 시장에 불안을 더하며, 식품 및 에너지 물가를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총재는 국채 매입의 단계적 축소에 대해 “장기금리는 금융시장 안에서 형성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유연성과 점진성을 강조했다.
이번 정책 결정은 일본 내 금융정책 안정화라는 메시지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새로운 균열을 낳고 있다. 엔화 강세와 일본 채권 시장 안정 기대가 엇갈린 채, 각국 중앙은행과 시장 참여자들은 동북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한층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경제 및 물가 상황이 현재 예상과 부합할 경우, 추가적으로 금융완화 조정 및 금리 인상 계획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정책 방향을 둘러싼 각계의 반응 역시 다양하다. 일본 재계와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회복이 균형 있게 맞물려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일본은행의 심사숙고 끝 정책조정에 지지를 표시했다. 그러나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본격적인 긴축 전환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 경계와 기대가 교차한다. 글로벌 환율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일본의 선택과 맞닿아 있음은 분명하다.
일본은행의 이번 금리 동결과 국채 매입 축소 시그널은 엔화와 일본 자본 시장 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 세찬 파문을 던진다. 통화정책 정상화 여정이 시작된 지금, 일본발 금리의 작은 파동이 국제 금융의 큰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시장의 시선이 오래도록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