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시대 열렸다”…박영현·김서현, KBO 젊은 마무리 투수 전성기→세이브 순위 지각변동
차갑던 밤공기를 가르며 뿜어져 나오는 젊은 투수들의 강속구는 그라운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오래도록 노련함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KBO리그 뒷문이 이젠 패기와 속도의 시대를 맞고 있다. 스무 살 청년들의 용기와 기량이 긴장된 끝을 지키며, 기록의 판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
2024시즌 KBO리그 마무리 투수들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보다 7년 이상 낮아진 24.6세로 집계됐다. 21일 기준, 세이브 부문 상위 5명의 나이에서 확인된 변화다. 지난해 같은날 31.8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세대교체가 통계로 드러난 셈이다. 지난해 봄 고참 투수였던 오승환과 문승원이 각각 41세, 34세로 세이브 선두 경쟁을 펼쳤던 것과 사뭇 다르다.

이번 시즌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영현은 21세라는 젊은 나이에 15세이브를 쌓으며 kt wiz의 든든한 뒷문을 지키고 있다. 삼성으로 떠난 김재윤의 빈자리를 훌륭히 대체함은 물론,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뒷문까지 책임질 재목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바로 뒤를 잇는 20세 김서현은 한화의 마무리로 전환되자마자 최고 160㎞에 달하는 강속구로 팀을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23세 정해영(KIA), 31세 김원중(롯데), 28세 류진욱(NC)도 랭킹권에서 경쟁하는 등 전체적으로 젊은 뒷문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순위 밖을 살펴봐도 변화의 기운은 이어진다. 키움 히어로즈 주승우(25), SSG 랜더스 조병현(23), 두산 베어스 김택연(19) 등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잇따라 각 팀의 소방수로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2004년생 이호성에게 마무리 중책을 맡기며, 보다 빠르고 강한 투수진을 구축하고자 했다. LG 트윈스는 30세 장현식이 8세이브로 경험과 신구 조화를 이루는 형국이다.
반면 지난해엔 30대 베테랑 투수들이 마무리를 맡은 팀이 다수였던 것이, 올해에는 김원중과 장현식 두 명에 불과하다. 전통적 경험에서 기량과 패기가 우선시되는 흐름이 자리잡은 모양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젊은 투수들의 자신감과 강한 구위가 팀 분위기까지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격적인 피칭과 자신감 넘치는 표정, 거침없는 몸짓에서 관중들은 또 한 번 새로워진 리그의 물결을 느꼈다. 무엇보다 젊은 투수들이 각 팀의 뒷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시즌 내내 최종 라운드를 지키는 역동적 장면이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주말 경기부터 펼쳐질 또 다른 승부에서, 불펜의 세대교체는 KBO리그의 새로운 전설을 예고하고 있다.
경쟁의 끝에서 야구를 지켜보는 관중의 시간도 달라지고 있다. 강속구의 긴장감, 스무 살 청년들의 담대함이 이른 저녁을 특별하게 물들인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마운드 위 젊은 어깨들, 그리고 그들의 기록에 팬들의 기대와 응원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