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이틀 새 급락 후 1.4% 반등”…이스라엘·이란 휴전 여파→OPEC+ 증산 논의 주목
한때 불씨처럼 타올랐던 국제 유가가 중동의 새벽을 가르는 휴전의 소식 속에 다시금 평정의 기운을 되찾기 시작했다. 25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맞닿은 전장의 끝자락, 뉴욕과 런던, 그리고 모든 원유 거래소의 시계 역시 잦아드는 긴장감을 함께 호흡했다.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불안이 지나간 자리, 시장은 또다시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선물은 이날 오전 65.29달러로, 전장 대비 1.43% 올랐다. 브렌트유 8월물도 68.06달러로 1.37%의 회복세를 나타냈다. 단, 이틀 전만 해도 유가는 이란 핵시설을 둘러싼 미국의 무력시위와 그에 따른 순간 급등, 그리고 이란의 절제된 대응과 양측 합의 발표 이후 연이틀 12.8% 하락하며 2022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연출했다. 번뜩이는 전쟁의 날이 지나간 지금, 원유 가격은 지난 5일 이래 가장 낮은 영역을 간신히 피하며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반다인사이츠의 반다나 하리는 이처럼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직후 소폭 반등한 상황을 “예견된 조정”으로 해석했다. 시장은 현재 잠시 중동 휴전에 이목을 집중하지만, 조만간 경제지표 흐름, 미중 무역관세 협상, OPEC+ 증산 논의에 다시 긴장할 전망이다. 실제로 OPEC+는 다음 달 6일 화상회의에서 8월 추가 증산안을 논의할 예정이기에, 국제시장의 시선이 그 향배에 쏠리고 있다.
미국석유협회는 미국 원유 비축량이 430만 배럴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공식 정부 통계도 25일 공개될 예정이라, 재고 동향이 시장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계기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계속 구매할 수 있다”는 언급은 원유 시장에 또 한 번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백악관과 국무부는 이란 제재는 유지된다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날 금융시장은 유가 급변에 숨을 고르듯 조용했다. 금 현물 가격도 작은 상승폭만을 더하며, 아시아 증시 또한 약상승과 약하락을 오갔다. 코스피가 0.22%, 대만 자취안 지수가 0.72% 올랐지만, 일본 닛케이는 소폭 내림세였다. 미국 증시 선물 역시 약세로 저물며, 글로벌 투자 심리는 저마다의 불확실성을 헤아리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모든 시선은 OPEC+의 결정과 미국 원유 재고에 집중될 것이다. 중동의 총성이 가시지 않은 현재,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에너지 시장의 미묘한 온도 변화는 다시 한 번 국제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늠짓는다. 국제사회의 조심스러운 낙관과 되살아나는 우려가 교차하는 현장, 유가의 곡선은 세계 경제의 심장을 따라 천천히, 그러나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