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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이 산골을 감싼다”…정선아리랑제서 만나는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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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이 산골을 감싼다”…정선아리랑제서 만나는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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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의 고장이 일 년에 한 번, 음악과 사람, 공동체의 깊은 인연으로 가을을 물들인다. 최근에는 정선아리랑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영남 산골에서 전해지던 노래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즐기는 모두의 축제가 됐다.

 

요즘엔 전국 어느 축제보다 전통의 멋을 잘 살린다는 평가 속에,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아리랑을 처음 접하는 MZ세대까지 삼삼오오 정선 봉양리에 모여든다. SNS에는 "직접 불러보는 아리랑 부대회 인증", "전통 먹거리에 풍덩 빠졌다" 같은 후기와 사진들이 쏟아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아리랑경창대회, 노래자랑, 군립예술단 공연, 프린지 무대, 야시장, 체험전 등 낮과 밤의 경계가 흐려질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아리랑 경연부터 전통 먹거리까지…‘정선아리랑제’ 강원 정선군서 열린다
아리랑 경연부터 전통 먹거리까지…‘정선아리랑제’ 강원 정선군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실제 참여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기준 전국 각지에서 수만 명이 정선을 찾았고, 지역경제 효과 역시 크다는 평이다. 축제 곳곳에선 세대와 국적,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람객들이 아리랑 가락에 박수를 맞추고, 전통문화 체험 부스는 늘 긴 대기줄이 생겼다. 특히 현대적 감각을 더한 A-POP댄스경연이나 해외 초청 공연도 눈길을 끈다.

 

축제의 본질에 대해 지역문화 전문가 김지현 씨는 “정선아리랑은 단순한 민요를 넘어, 모두가 연결되고 스스로 의미를 덧입힐 수 있는 삶의 서사”라고 표현했다. 이어 “전통 계승과 세대 간, 지역과 세계를 잇는 확장성이 이 축제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고백했다.

 

방문객들 역시 이처럼 다채로운 어울림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아버지가 부르던 소리를 아이와 함께 더듬어보니 자연스럽게 세월과 정서가 만나는 기분”이라는 후기가 이어졌고, “노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먹거리, 체험, 퍼레이드까지 전통의 온기가 곳곳에 스며 있다”는 감상도 많았다. 이제는 축제 기간마다 정선에 가족모임이나 소규모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선아리랑제는 단지 가을축제나 민요 공연에 그치지 않는다. 해마다 더 깊어진 소리와 다양한 경험, 살아 숨 쉬는 전통이 오늘의 우리를 성찰하게 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 같지만, 산골마을 축제의 따뜻한 울림이 우리 삶의 리듬을 천천히 바꿔놓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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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리랑제#정선군#아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