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이븐파 침착한 출발”…최혜진, 롯데오픈 중위권→톱10 재진입 정조준
초여름 바람과 무거운 잔디가 번갈아 흔들리던 첫날, 최혜진은 침착하게 경기를 마쳤다. 상쾌한 기세는 조금 부족했으나, 끊임없이 자신의 흐름을 유지하려던 끈기만은 확고했다.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남은 기회를 꾹 눌러 담았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3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제15회 롯데오픈 1라운드에서 최혜진은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를 적어내며 공동 46위에 올랐다. 통계적으로 실수는 적었지만, 완전한 기세를 만들지는 못한 하루였다. 평소 LPGA 투어를 누비며 연속 톱10에 들던 상승세와 달리, 복귀전인 이날은 이색적으로 평온한 기록에 머무른 셈이다.

경기 초반 최혜진의 퍼트와 드라이브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 샷의 정교함이 부족해 아쉬운 표정이 반복됐고, 담담하게 남은 타수를 관리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미국에서 보여줬던 공격적인 플레이와 결은 다르지만, 경기 운영의 여유와 집중력은 여전했다.
최혜진은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분명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크게 실수한 퍼트는 없었지만, 원하는 만큼 샷이 잘 붙지 않아 아쉬웠다”며 자평했다. 이어 “최근 좋은 흐름에만 집중하지 않고 오늘 라운드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밝혔다. 경험 많은 선수로서 자신만의 리듬을 잃지 않고, 날씨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각오도 드러냈다.
특히 1년 만의 국내 대회로 복귀한 소감에 대해 “미국과 큰 차이를 느끼지 않았다. 바람과 습도가 생각보다 더 힘들었지만, 적응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날 바람과 잔디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였지만, 그는 후반부 힘이 빠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2라운드 오전 조 출발을 앞둔 최혜진은 “바람이 덜해질 거라 기대하고, 퍼트 감각과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며 남은 라운드에서 확실한 반등을 다짐했다. 톱10 복귀와 상위권 도약에 대한 각오가 또렷하게 느껴졌다.
나른한 오후, 팬들은 최혜진이 다음 라운드에서 보여줄 집념과 변화의 퍼팅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LPGA에서 이어진 훈풍을 국내 무대에서 어떻게 이어갈지, 그 작은 발걸음에 응원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KLPGA 투어 롯데오픈 2라운드는 7월 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