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 내세운 에스디생명공학…백인영 대표 선임
에스디생명공학이 대원제약 오너 3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의 체질 개선과 성장 전략 고도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원제약이 기존 전문의약품 중심 성장에서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축으로 한 헬스케어 사업 비중을 키우는 가운데, 계열 자회사 수장에 오너 3세를 앉혀 책임 경영과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재편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에스디생명공학이 뷰티·헬스 제품 기획과 OEM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원제약의 제품 파이프라인 확장과 디지털 마케팅, 온라인 채널 강화의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로 백인영 대원제약 헬스케어사업본부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대원제약 오너 3세로, 그룹 지배구조 내에서 헬스케어 및 소비자 직결 사업의 핵심 축을 맡아온 인물이다. 회사 측은 이번 선임이 2023년 에스디생명공학의 대원제약 계열 편입 이후 대주주 차원의 책임 경영 요구에 대한 답변이자, 자회사 성장 전략을 장기 관점에서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2019년 대원제약에 합류한 이후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총괄하는 헬스케어사업본부를 이끌어왔다. 헬스케어사업본부는 그동안 전문의약품에 집중해온 대원제약에 소비자용 의약품과 기능성 원료 기반 제품을 접목해 수익 구조 다변화를 추진해온 조직이다. 회사는 백 대표가 이 과정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 마케팅 채널 확장 등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의 체질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백 대표는 2021년 대원제약이 OEM 전문 자회사 대원헬스케어를 인수한 뒤 통합 관리 작업을 총괄하며 경영 정상화를 이끈 경험이 있다. 당시 그는 생산 효율화, 고객사 관리 체계 보강, 품질 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 통합 이후 필수 과제를 조율해 OEM 사업 기반을 안정화했다. 에스디생명공학 역시 뷰티·헬스 영역에서 ODM·OEM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백 대표의 전환·통합 경험이 향후 조직 재편과 제품 라인업 재구성 과정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2023년 에스디생명공학이 대원제약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책임 경영 요구를 언급했다. 대주주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자회사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높이고, 투자와 연구개발, 신규 브랜드 육성 등 중장기 과제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오너 3세가 헬스케어 및 소비재 성격이 강한 사업부터 경험을 쌓는 사례가 늘고 있어, 그룹 전체 차원의 세대교체 흐름과도 맞물린 행보로 보고 있다.
백 대표는 취임과 함께 성장 전략 전환과 대원제약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합병 이후 진행해온 비용 구조 개선과 인력 재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던 사업 성장에 다시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강화, 대원제약 기존 제품과의 콜라보레이션, 패키지 리뉴얼 및 크로스 마케팅 등 연계 전략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제약사와 뷰티·헬스 기업 간 협업이 늘고 있는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에스디생명공학이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라이프스타일 케어 제품군을 아우르는 제품 기획 허브로 움직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스디생명공학의 향후 과제는 계열 편입 후 진행해온 비용 구조 조정과 인적 쇄신의 효과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지표를 시장에 제시하는 것이다. 온라인 중심 유통 채널 경쟁 심화,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간 경계가 흐려지는 시장 환경, 규제 변화 등 변수가 적지 않은 만큼, 연구개발 역량과 브랜드 파워, 대원제약의 의료 현장 네트워크를 어떻게 사업 모델에 녹여낼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에스디생명공학이 대원제약의 전문의약품 라인과 연계한 피부·피로·위장·호흡기 등 테마형 헬스케어 제품군을 확대하고,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소비자 데이터 분석과 맞춤 제품 전략을 병행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책임 경영 강화라는 명분이 실제 경영 성과로 이어지려면 단기 비용 절감보다는 중장기 브랜드 가치와 연구개발 투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바이오 산업 내에서는 오너 3세 체제 전환과 헬스케어 사업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에스디생명공학이 그룹의 소비자 접점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견인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에스디생명공학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제품 전략과 협업 모델을 제시할지, 그리고 책임 경영 기조가 재무 성과와 브랜드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